영어가 된 언어의 조상은 무려 기원전 4세기에 발생한 언어로 추측되는 인도의 산스크리트어야. 이곳 사람들이 유럽으로 이주하며 고대 영어도 유럽 땅으로 들어왔지. 당시 유럽에 거주하던 민족 중 특히 게르만 민족이 고대 영어를 적극 사용했어.
고대 영어가 영국 땅으로 건너온 건 기원후 5세기 무렵. 그때 영국은 브리타니아라고 불렸는데, 로마인이 이 땅을 점령했다가 게르만족 전사(앵글로-색슨 족, 잉글랜드인)를 용병으로 고용해 지키라고 하곤 물러난 상태였어. 임무를 맡은 앵글로-색슨 족이 브리타니아에 도착해 보니 웬걸, 여기 제법 살기 좋은 땅이잖아? 그래서 게르만 전사들은 원주민인 켈트족(스코틀랜드인)을 학살하고 영국에 안착해. 켈트족이 쫓겨나자 켈트어도 마찬가지로 힘을 잃고 사라졌지. 반면 영어는 브리타니아에 단단히 뿌리를 내려.
원래 앵글로-색슨 족에게는 영어를 기록할 만한 문자 체계가 없었어. 룬 문자를 사용하긴 했는데, 삐죽빼죽한 글자라 돌에 새길 때는 죽죽 그으면 되니 편했지만 종이에 기록하기에는 영 별로였거든.
597년, 앵글로-색슨 족을 가톨릭으로 개종시킨 최초의 로마 선교사 아우구스티누스가 영국 땅에 도착하며 상황이 달라지지. 선교사가 들고 온 성경 대부분이 라틴어로 쓰여 있었으므로 영국 사람들이 라틴어를 공부하기 시작해. 그러면서 라틴어, 라틴어의 기본이 된 그리스어, 그리고 그리스어가 차용한 페니키아어원시 가나안 문자의 형태를 자연스레 흡수하지. 그 결과 고유한 영어 알파벳 24개가 만들어졌어.
793년 영국에 바이킹이 쳐들어오며 영어는 켈트어처럼 사라질 위기에 처해. 바이킹은 데인족(덴마크·노르웨이인)으로 북유럽 언어인 스칸디나비아어를 사용했고, 무시무시한 기세로 영국 영토를 점령해나가기 시작했거든.
하지만 난세에는 영웅이 등장하는 법. 영국 최후의 고대왕국인 웨섹스의 알프레드 왕은 국가 위기 상황에서 국민을 결집하는 일이 아주 중요하단 사실을 깨달았어. 그는 사람들을 모아 영어를 가르치며 민중의식을 고취했고, 알프레드 왕이 이끄는 병력은 데인족에 대항하여 승리를 거두었지.
비록 데인족은 물러갔지만, 영어는 스칸디나비아어와 접촉하며 문법적 변화를 겪게 돼. 고대 영어는 한국어처럼 어미가 활발하게 쓰이던 언어였어. 하지만 스칸디나비아어의 영향으로 점차 어미를 쓰지 않게 되고, 대신 어순이 아주 중요하게 되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