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태 가치 높은 희귀식물이 살고 있었다
천혜天惠라는 말이 있다. 하늘이 베푼 은혜, 혹은 자연의 은혜. 가리왕산은 천혜의 숲을 간직한, 수많은 희귀식물이 깃든 곳이다. 국제자연보전연맹이 지정한 멸종위기 식물인 눈측백, 나도옥잠화, 노랑무늬붓꽃, 금강애기나리, 도깨비부채 등의 서식지이고 각종 약초류가 풍부하며 꽃도 많아 벌꿀 산지이기도 하다. 뿐만 아니라 세계 최대의 왕사스래나무 자생군락지이며, 우리나라 최대 개벚지나무 군락지, 국내에서 유일한 주목 자생군락지이다. 이밖에도 거제수나무, 자작나무, 신갈나무 등 수많은 나무가 아름드리 어우러진 곳이다. 야생동물 60여 종과 희귀식물 120여 종이 가리왕산 숲에서 살고 있다.
🌳 가리왕산이 천연 씨앗창고로 불리는 이유
바람이 불어오고, 겨울에는 따뜻한 바람이 불어와 일 년 동안 평균 기온이 일정한 장소다. 이런 지형적 특징 덕분에 가리왕산 숲에는 다른 산에서 볼 수 없는 나무와 풀이 어울려 살아간다.
풍혈지역 나무들은 자생력이 넘쳐난다. 일 년 내내 숲의 기온이 일정하게 유지되니, 생육 조건이 까다로운 나무들도 겨울에 죽지 않고 튼튼하게 자라나서 울창한 원시림을 조성한다. 가리왕산의 숲이 기후변화에 대비해 식물을 보존할 수 있는 천연 씨앗창고로 불리는 이유다. 가리왕산이 천혜의 숲이 될 수 있있던 큰 힘은, 이곳이 풍혈지역이라서 그렇다. 풍혈지역이란 여름에는 시원한
🌳 조선의 세종, 가리왕산 출입을 금하다
가리왕산의 귀중함은 조선시대에도 알아봤다. 세종은 가리왕산을 일반인이 함부로 출입하거나 벌목할 수 없는 봉산(封山)으로 지정했다. 500년 동안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았으니, 가리왕산의 자연이 얼마나 잘 보존되었을지는 말해 뭐하겠나. 선조들이 자연 유산으로 물려준 가리왕산 숲은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으로 지정된 보호림으로, 원래는 민간을 포함한 일체의 국책사업 개발이 금지된 곳이다. 그런데 평창올림픽 때 이곳의 나무 약 5만 8500그루가 잘려나갔다. 특히 수령樹齡이 수백 년이 넘는 신갈나무 150그루, 음나무 37그루, 왕사스레나무 14그루, 전나무 12그루 모두 247그루도 베어졌다.
🌳 다른 선택지가 있었지만 가리왕산 숲을 개발하기로 결정하다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을 유치하며, 우리나라 올림픽위원회는 IOC국제올림픽위원회에 대관령의 ‘알펜시아’라는 거점에서 30분 이내 거리에 모든 경기장을 짓겠다고 선전했다. 이 조건을 충족시키려면 가리왕산에 알파인 스키 슬로프를 건설하는 수밖에 없었다. 그러자 도리어 IOC가 원시림을 밀지 말고, 스키 경기를 다른 도시에서 개최해도 된다고 했다. 마침 인근 덕유산에 1997년 동계유니버시아드 대회가 열렸던 활강 경기장이 있었다. 그러나 강원도와 올림픽위원회는 기어코 가리왕산 개발을 강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