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불호 갈리는 음식’을 이야기할 때 오이는 빼놓지 않고 등장한다. 나에겐 맛있는 오이가 친구에겐 왜 혐오스러운 음식이 되는 걸까? 친구가 까다로운 탓이 아니다. 인간의 7번 염색체에 있는 TAS2R38 유전자 때문이다. 이 유전자에 따라 오이가 누구에겐 1000배나 쓰게 느껴진다고. 우리 생활 속에서 이런 유전자의 차이는 알게 모르게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편식이 심하다고’ ‘유별나게 굴지 말라고’ 누군가에게 핀잔을 준 적이 있는가? 그렇다면 반성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그건 그의 탓이 아니었다.
“무슨 맛으로 술을 마실까?”
혀는 감각기관과 관련된 25개의 유전자를 가지고 있다. 이중 TAS2R38 유전자는 ‘쓴맛’ 담당이다. 오이가 쓴 사람은 술도 쓰다.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립대학 감각평가센터 존 헤이스 박사가 이끄는 연구진은 이 유전자에 대해 연구했고 다음과 같은 사실을 발표했다. TAS2R38는 민감형과 둔감형 두 종류로 나뉘는데 둔감할수록 쓴맛을 덜 느껴 민감한 사람보다 음주할 확률이 더 높다. 따라서 이를 활용하면 음주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사람을 미리 식별할 수 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