밈(meme)은 언어, 사상, 신념, 태도, 행동 등 모방을 통해 전달되는 모든 것을 총칭하는 개념이에요. ‘종이학 접는 방법’이나 ‘휘파람 부는 행위’부터 시작해서 루게릭병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촉구하고 기부를 활성화하기 위해 시작된 ‘아이스 버킷 챌린지’나 코로나19로 고생하는 의료진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려 시작된 ‘덕분에 챌린지’까지, 모방을 통해 전달되는 모든 것은 밈이라고 볼 수 있어요. 먼저 우리나라에서 유행했던 재미있는 밈 사례를 한번 살펴볼까요?
2017년 말, ‘세계적인 한류스타’ 비의 뮤직비디오 <깡>이 최초로 공개되었을 때 대중의 반응은 싸늘했어요. 시대에 맞지 않는 콘셉트, 너무 과한 자신감이 느껴지는 가사 때문에 많은 조롱을 받았죠. 심지어 <깡>을 조롱하는 게 유행이 될 정도였어요. ‘오글거린다’ ‘우스꽝스럽다’ ‘허세’ ‘꾸러기’ 등의 수식어가 따라다녔죠.
그러다 예능 <놀면 뭐하니?>에 비가 출연한 이후로 분위기가 반전됐어요. 사람들이 비의 노력하는 모습과 대인배적인 면모, <깡>의 묘한 중독성에 끌리기 시작한 거예요. 하루에 N번 <깡> 뮤비를 본다는 ‘1일 N깡’ 신드롬이 생겨났고, 일종의 커뮤니티처럼 변해버린 <깡> 뮤직비디오의 댓글 창은 ‘깡뮤니티’라고 불렸으며, ‘깡뮤니티’에서 댓글을 달며 노는 사람들은 스스로를 ‘깡팸’이라고 자처하기 시작했지요. <깡>의 패러디 영상도 엄청 많이 생겨났고요. 이런 뜬금없는(?) 인기에 힘입어 어느새 유튜브 <깡> 뮤직비디오의 조회 수는 2000만 회를 넘겼어요.
2020년 6월에는 비가 농심 새우‘깡’ CF의 모델로 발탁되기도 했지요.문화평론가나 기자들은 조롱의 대상이었던 뮤직비디오가 갑자기 엄청난 흥행을 불러일으킬 수 있었던 이유로 ‘밈 현상’을 지목했어요. <깡>을 패러디한 ‘영상 밈’이나 <깡>을 희화화하기 위해 사용된 ‘밈 용어’ 등이 유행하면서 비와 <깡>도 인기를 얻었다는 거죠. 물론 조롱에 정면으로 맞서서 그것을 웃음으로 승화시킨 비도 대단하지만 말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