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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짜 사회학》

선과 악의 경계를 넘어서’ 갱단의 친구가 된 사회학자

유서 깊은 고정관념의 역사!
‘고정관념을 깨 버려야 한다’라는 말엔 모두가 동의하지만 ‘이것은 고정관념이다’라고 주장하는 것은 항상 소수 사람들의 몫이다. 고정관념은 언제나 다수의 의견이기에 소수의 의견을 쉽게 묵살한다.
여기 또 하나의 고정관념이 있다. 밝은 세계와 어두운 세계를 나눈 것은 무엇인가? 어쩌면 밝은 세계의 불빛은 어두운 세계의 목소리를 묵살하지 않고는 유지될 수 없는 것인지도 모른다.
고정관념을 어떻게 깰 것인가? 어떻게 해야 콘크리트에 꽃을 피울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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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밝은’ 세계의 ‘어두운’ 그림자

“햇빛은 어디에나 있어. 하지만 동굴 속에는 햇빛이 닿지 않지. 동굴 속에는 꽃이 피지 않아. 나는 꽃이 피지 않는 동굴이 무서워.”
“그렇지만 동굴 속에 햇빛을 비출 수만 있다면 동굴에도 꽃이 피지 않을까? 동굴 속은 사실 이곳과 다르지 않을지도 몰라.”

우리는 선과 악을 나누고, 악을 벌하는 것으로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들어 왔다. 그러나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악행을 저지른 사람을 벌할 수 있을까? 심지어 어쩔 수 없는 상황을 만든 것이 우리들이라면, 우리의 부족함 때문이라면, 그래도 우리에게 그들을 벌할 자격이 있을까? 《레미제라블》의 장발장은 배가 고파서 빵 한 조각을 훔쳤다는 이유로 19년간 감옥살이를 했다. 빵을 훔친 악행을 벌하지 않는다면 수많은 사람이 일을 하는 대신 빵을 훔쳤을 테니 법의 심판을 받는 것이 당연하다는 주장은 옳다. 그렇지만 빵 한 조각을 훔친 대가로 19년 동안 감옥에 갇혀야 한다면 너무 비싼 대가가 아닐까? 굶어 죽거나 19년 동안 감옥살이를 하거나 둘 중의 하나를 골라야 하는 상황이라면? 이때 굶어 죽지 않은 죄는 굶어 죽도록 만든 죄보다 큰 것일까? 

시내에서 불과 3㎞ 떨어진 빈민가에서 폭행이 벌어졌다. 크게 다친 사람이 있는데 응급차와 경찰관이 오지 않을 거라며 빈민가의 주민들은 부르기를 주저한다. 그들이 그렇게 금세 포기하고 마는 것은 주류 사회의 폭력에 길들여진 결과다. 겉으론 평범하기 짝이 없지만 더 큰 악행을 휘두르는 사람들에 익숙해졌기 때문이다. 주민들을 강탈하고 강간하며 죄를 뒤집어씌우는 방법으로 부정 소득을 거두는 악질 경찰들. 부정부패로 한몫 크게 챙기는 정치인, 관료, 주택공사 공무원, 빈민가 주민 대표들과 그곳에 새로 입주할 중산층 가구들만을 위한 빈민가 재개발 사업. 내 일이 아니라고 모른 척하며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침묵. 그들이 난폭하고 무식하다고 멸시하고 조롱하는 우리 모두의 혐오. 

이 책은 평생을 어두운 동굴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그리스 신화의 프로메테우스는 제우스가 감추어둔 불을 훔쳐 인류에게 선물하고 코카서스의 바위에 묶여 매일 매일 독수리에게 제 간을 쪼여 먹혔다. 이 책의 저자인 수디르 벤카테시는 동굴 속에 꽃을 피울 방법을 찾기 위해 두려움을 무릅쓰고 동굴 속으로 들어간다. 이 괴짜 사회학자는 연구실을 나와 갱단 보스의 보호 아래 시카고의 빈민촌 로버트 테일러에 10년간 머무른다. 이곳에서 그는 가난한 이들을 위한 복지와 공공정책, 도시재개발 계획이 우리가 알고 있는 것과 다르다는 것을 보여주며, 빈곤의 맨얼굴을 그려내 기존 사회학 연구를 뒤엎어버린다.

한밤중에 피는 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