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의 ‘공’은 ‘빌 공(空)’자다. 숫자 ‘0’을 읽을 때 ‘공’이라고 읽기도 하는데 바로 그때의 ‘공’이다. ‘비어 있음’ ‘없음’ 등을 의미한다. 즉, 공매도는 ‘없는 것을 매도’하는 행위를 말한다. 그런데 도대체 ‘없는 것’을 어떻게 판다는 걸까? 비밀은 ‘빌리는 것’에 있다. 보통 주식을 사고 파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빌릴 수도 있다.
먼저 일반적인 주식투자 방식을 보자. 지금 유레카 주식이 10만 원인데, 나는 그것이 하루만 지나면 15만 원으로 오를 거라고 예상하는 상황. 이때 투자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주식을 1주당 10만 원에 잔뜩 사두었다가 하루 뒤 주가가 15만 원이 되었을 때 판다. 그러면 주식 1주당 5만 원의 순수익을 얻게 된다. 그렇다면 반대 상황엔 어떨까? 지금 유레카 주식이 10만 원인데, 나는 그것이 하루만 지나면 5만 원으로 내릴 거라고 예상하는 상황. 이 상황에도 내가 돈을 벌 수 있을까? 그렇다. 이때 필요한 것이 바로 공매도다. 일단 유레카 주식을 10만 원일 때 잔뜩 빌리고 3일 뒤에 갚겠다고 약속한다. 그리고 주가가 내리기 전에 빌린 주식을 모두 팔아 버린다=공매도. 그리고 하루 뒤 가치가 5만 원이 되면 이번에는 어제 빌렸던 만큼 주식을 사서, 3일 뒤에 돌려준다. 그러면 주식 1주당 5만 원의 순수익을 얻게 된다.
공매도는 왜 필요할까? 공매도가 없는 상황을 한번 상상해보자. 만약 어떤 주식의 단가가 오를 것이라 예상되면, 그 주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과 가지고 있지 않은 사람 모두 그 주식을 ‘사려고 할’ 것이다. 반면 어떤 주식의 단가가 내릴 것이라 예상될 때 그 주식을 가진 사람은 자신이 가진 주식을 팔려고 할 수 있지만, 주식을 가지지 않은 사람은 주식을 ‘팔려고 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