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혼모’라는 말이 등장한 건 1960년대. 혼전 순결이 강조되던 때였고 법적 혼인 아래서만 성관계 및 자녀를 가질 수 있다는 인식이 강했습니다. ‘결혼도 안 했는데 아이를 낳은’ 미혼모를 향한 시선은 범죄자를 보는 것과 마찬가지였죠. 결혼과 성에 관한 인식이 관대해진 요즘 세대에서도 미혼모는 배척 대상이 되곤 합니다. 최근에는 미혼부모 가정을 보호하기 위해 이 단어를 쓰지 말자는 의견이 늘고 있습니다.
흔히 ‘미혼모’라 하면 10대나 20대 초반이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성적, 도덕적 책임 의식이 미숙할 것’이라는 편견도 자리하지요. 하지만 미혼모 대부분이 10대, 20대 초반일 것이라는 건 착각입니다. 2017년 통계청의 ‘연령별 미혼모 현황’ 조사를 보면, 전체 2만 2065명 중 10대는 1.7퍼센트인 377명에 불과했습니다. 이에 비해 30~40대는 1만 5115명으로 68.5퍼센트를 차지합니다. 또, 나이가 인성을 말해주지는 않죠. 나이에 상관없이 자녀를 낳아 기르는 이들을 과연 ‘성적, 도덕적 책임 의식이 미숙하다’고 손가락질할 수 있을까요?
결혼이나 자녀 계획이 ‘선택’으로 여겨지며 가족 형태도 다양해지고, 법적 제도 역시 조금씩 가족의 테두리를 확장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여전히 우리 사회는 혼외 출생에 대한 거부감을 숨기지 않습니다. 혼전 동거 및 성관계에는 보다 관대하면서도요. 여성이 홀로 임신하는 건 불가능한데도 세간의 비난은 주로 여성이 혼자 짊어지게 되지요. 범죄를 저지른 것도 아니고, 미혼모 가정이 이웃에 피해를 주거나 부당한 요청을 하지 않아도 성적, 윤리적 가치관을 의심받는 건 물론, 아이까지 소외 대상이 되곤 합니다.
미혼모와 그 자녀에 대한 인식을 간접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지표 중 하나는 입양입니다. 해외입양의 경우 전쟁고아가 많던 1950년대보다 오히려 한창 경제 성장 중이던 1980년대에 가장 활발했는데, 이 중 입양아 대다수가 혼외 자녀, 즉 미혼모의 아이였습니다. 이런 실태는 지금도 별로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2016년의 국내외 입양 중 92퍼센트가 미혼모 자녀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