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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혁신가(Battery Innova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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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6학년, 오빠가 핸드폰을 바꾸면서 구형 핸드폰은 자연스레 내 것이 됐다. 하얀 폴더폰, 큼지막한 배터리는 휴대폰 크기의 반을 차지했다. 문자를 보내다 보면 뜨겁게 달궈지는 배터리는 매일매일 케이스에 담아 충전을 해야 했다. 스마트폰을 산 이후에도 배터리와의 전쟁은 끝나지 않았다. 아마 아이폰으로 기종을 바꾸지 않았다면 지금도 배터리를 수시로 교체하고 있을지도.
또 어디에 배터리가 사용될까? 전자시계에 들어가는 동그란 배터리, 엄마 자동차에 들어 있는 차량용 배터리. TV 리모콘에 들어가는 건전지도 배터리의 일종이겠다. 자동차나 TV는 내가 태어나기 전부터 있었으니, 내 인생도 배터리의 인생보다 짧다면 짧은 것. 늘 우리 곁에 숨어 있는 배터리는 인류와 언제부터 함께 했을까?

동방박사가 예수를 찾아오기도 전에…

배터리가 예수보다 먼저 태어났다면, 과연 믿을 수 있을지? 예수가 살던 고대 근동 지방에서는 염소를 타고 소똥을 밟으면서 다녔다는데, 사람을 십자가에 매달던 시대에 ‘배터리’가 있었다니?
카덱스 일렉트로닉스의 설립자이자 CEO인 이지도르 버크만Isidor Buchmann에 따르면, 배터리의 시초는 기원전 250년경 바그다드 지역에서 살았던 페르시아 문화에서 처음 찾아볼 수 있다. 그들은 점토 단지를 만들고 그 안을 식초로 채운 후, 구리 실린더를 넣고 철제 막대를 위로 튀어 나오게 만들었다. 이것이 바로 초기 형태의 배터리.
이후 ‘전기를 저장할 수 있는 물체’에 대한 연구는 계속되었는데, 당대 지식으로는 현재의 배터리처럼 안정적인 전류를 제공할 수 있는 물체를 만드는 건 불가능에 가까웠다. 2000년 가까운 시간이 흐르고, 우리가 생각하는 배터리 개념에 걸맞은 배터리가 탄생한 건 1700년대 후반에 이르러서다.
이탈리아 물리학자인 알레산드로 볼타Alessandro Volta가 연속전류를 공급하는 전지를 처음으로 개발했다. 그는 아연, 구리판 등의 사이에 식초·소금물 등에 적신 가죽조각, 판지 따위를 끼워 적층 구조의 배터리를 만들었다.
그의 발견으로 인류 역사상 최초로 통제된 전기 사용이 가능해졌다. 그는 프랑스 국립 연구소에 전지를 제출했고, 1881년 그의 업적을 기려 전압을 측정하는 단위의 이름을 ‘볼트’라고 지었다.

♬당신은 나의 배터리~

볼타가 배터리를 만들고 200여년이 흐른 지금, 이제 배터리는 인간에게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가 됐다. 매일 사용하는 손목시계와 휴대폰도 배터리 없이는 사용 불가. 자연스레 ‘당신 없인 못 살아, 정말 나는 못 살아~’를 외치게 된다.
‘폴더블 스마트폰’이 곧 나온다고 화제다. 폴더블폰에 적합한 배터리를 만들기 위해 접을 수 있는 배터리도 개발됐다. 얼마 전 방한했던 인공지능 ‘소피아’는 원래 상체만 있고 걸을 수 없었다. 그러나 핸슨 로보틱스의 데이비드 핸슨 대표에 따르면 ‘배터리를 개발해 보행 연구를 진행 중’에 있다고. 현재는 두 시간 정도 보행이 가능한데, 더 강하고 오래 지속되는 배터리가 개발된다면 24시간 인간과 같이 걷고 앉고 대화할 수 있다.
전기자동차의 성패도 배터리 기술에 달렸다. 아직까지 전기자동차의 배터리는 무게에 비해 효율이 적고 충전이 오래 걸린다. 전기자동차 상용화의 핵심은 배터리 기술의 혁신이다.

개구리가 전기를 만든다고?
볼타는 배터리를 만드는 과정에서 금속만 있어도 전류를 흐르게 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현대 과학을 기반으로 생각하면 정말 우습게 느껴지지만, 1780년 루이지 갈바니Luigi Galvani라는 과학자는 ‘동물 체내에 전기를 만드는 조직이 있다’고 주장했고 그 주장은 꽤나 설득력 있는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그는 서로 다른 두 종류의 금속을 개구리 근육에 대자 근육이 움직이는 것을 보고 이런 주장을 펼쳤다. 그러나 볼타가 금속과 식초에 적신 가죽조각으로 전지 만들기에 성공한 후 논란은 종식되었다.

배터리 혁신가는 무슨 일을 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