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네상스 전성기의 유명한 화가 ‘미켈란젤로 보나로티’와 첫 이름이 똑같아서는 아니겠지만, 카라바조미켈란젤로 메리시 다 카라바조 역시 서양 미술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화가다. 르네상스에서 바로크를 잇는 ‘징검다리’ 역할을 한 덕이다. 하지만 이상하게 그의 화풍에 영향을 받은 후배 작가들에 비해 후대에 훨씬 덜 알려졌다.
카라바조의 생애에 대해서는 말할 게 많다. 그의 이름은 미술 관련 서적뿐 아니라 당시 로마의 경찰 조서, 재판 기록에도 오르내렸으니 말이다. 38년의 짧은 생애지만 싸움과 고소로 가득했고, 심지어는 살인까지 저질러 죽는 날까지 도피생활을 해야 했다. 마치 한편의 누아르 영화 같지 않은가.
거친 삶을 고스란히 녹여낸 듯, 그의 그림은 하나같이 빛과 그림자의 대비를 극한까지 몰아가는 듯하다.
카라바조식 연출의 진수를 한눈에 보기엔 〈성 마태의 소명〉이 그만이다.

아직 세금 징수원이었던 마태에게 성인聖人의 운명을 알리려는 걸까. 그리스도는 그를 검지로 힘껏 가리키고 있다. 그림 속 그리스도의 힘있는 자세도 그렇지만, 반쯤 어둠 속에 잠긴 인물들의 표정은 왠지 더욱 극적으로 보인다. 여기서 또 하나 주목할 건 바로 ‘빛의 방향’. 빛은 그리스도에게서 살짝 비껴난 쪽에서 나와 마태와 그 주변 사람들을 사선으로 비추고 있다. 어둠 속을 사선으로 가로지르는 빛, 대담한 구도를 만들어 주는 동시에 인물들의 표정과 자세에 박력을 더해주는 조명 연출이다. 사람만 해도 얼굴에 그늘이 진하게 드리우면 그 표정이 한층 두드러져 보인다. 왠지 그림보다는 영화를 보는 듯하다.
명암의 대비를 극대화하여 그림을 마치 3D처럼 생생하게 보이게 만드는 화법인 ‘키아로스쿠로’ 기법 또한 그림의 현실감과 극적인 느낌을 동시에 준다. 빛이 비추는 부분을 입체적으로 강조하면서 빛과 어둠의 대비를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