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버지는 어린 시절을 시골에서 보냈다. 내가 어린아이일 때 아버지는 종종 자신의 유년 시절 이야기를 들려주고는 했다. 그중에는 시골의 밤하늘 이야기도 있었다. 아버지가 소년이었던 시절의 시골 밤하늘은 현재의 도시 밤하늘과는 아주 달랐다고 한다. 뿌연 미세먼지나 탁한 프레온 가스가 대기를 감싸지 않았던 시기. 그때에는 별빛이 말로 다 표현하지 못할 정도로 찬란했다고 한다.
어쩌다 듬성듬성 하늘에 박혀있는 별이 희미하게 보이는 지금과는 달리, 우주의 검은색 틈을 찾을 수 없을 정도로 별이 밤하늘을 빽빽하게 수놓았다는 것이다. 마치 밤이라는 새카만 도화지 위에 반짝이풀을 온통 칠해놓은 것만 같았다고 한다. 솔직히 믿을 수 없는 이야기였다. 에이, 별이 아무리 많아봤자 반짝이풀을 발라놓은 정도일 리가 있나. 과장법이겠지 생각했다.
나는 별이 밤하늘 가득 차 있는 모습을 살면서 딱 두 번 마주한 적이 있다. 한 번은 열 살 무렵, 또 한 번은 열두 살 무렵이다.
열 살 때에는 방과후 학교 프로그램을 통해 서산에 위치한 별마을이란 곳에 갔었다. 밤이 되면 유독 별이 잘 보이기로 유명한 곳이다. 친절한 어르신이 당시 초등학교 꼬맹이였던 나와 친구들을 맞아주셨다. 밤이 되면 너희들이 지금까지 살면서 본 별을 모두 합친 것보다 더욱 많은 별들을 보게 될 거라는 설명을 덧붙이면서. 기대가 되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조금 거짓말을 섞었겠지 싶었다.
그러나 허풍이 아니었다. 밤이 되어 풀발 위에 누워 올려다본 하늘은 어둡다기보다는 촘촘하게 들이찬 별들로 인해 은색으로 빛났다. 검은색 도화지 위에 반짝이풀을 가득 발라놓은 것 같다는 아버지의 이야기는 결코 과장이 아니었던 것이다. 밤하늘이 다 같은 밤하늘이 아니구나, 나는 몰랐지만 이토록 빛나는 밤하늘이 존재하는구나를 느끼며 어린 나는 밤하늘을 뚫어져라 쳐다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