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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병에 시달리는 불독의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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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에 쭈글쭈글 주름이 잡혀있는 불독. 심술궂은 표정과 영뚱한 생김새를 지닌 참 귀여운 동물이다. 이 울퉁불퉁한 주름투성이 개를 우리는 왜 좋아할까? 뭔가 뻔한, 전형적이지 않은 깜찍함이 느껴지기 때문일 것이다. 오늘날 불독은 개성 넘치는 매력에 힘입어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하지만 이걸 아시는지? 불독의 매력 포인트인 자글자글한 주름과 납작한 얼굴은 100여 년밖에 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그렇다면 그 이전의 불독은 어땠을까? 

17세기 영국에서는 황소와 개를 싸움붙이는 불 베이팅이 크게 유행했다. 불독은 불독(Bull황소+Dog)이라는 이름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황소와 싸우기 위해 만들어진 난폭한 종이었다. 그러다 1778년 불 베이팅이 폐지되자 불독은 한순간에 일자리를 잃게 되었다. 이 불독을 집에서 키우는 반려견으로 만들기 위해 지금으로부터 100년 전, 영국 귀족들 사이에서 전문적인 품종개량이 시작되었다. 당시 영국 귀족들은 우생학[1]에 푹 빠져 있었다. 그래서 그들은 재미 삼아 자신들이 원하는 대로 생명체를 만들어내고자 했다. 집에서 키우려면 체구도 작아야 했고, 황소와 싸울 정도의 난폭함도 없애야 했다. 이를 위해 인간은 선택적인 교배를 했고, 그 결과 체구는 작아졌고 성격 또한 온순해졌다. 

100년 전 불독 사진을 보면 지금과 많이 다르다. 당시 불독은 주름이 거의 없고 다리와 등도 곧고 근육이 탄탄해 보이는 몸이었다. 얼굴 또한 꽤 잘생겼다. 그러나 품종개량이 본격적으로 이루어지면서 불독은 완전히 변했다. 납작한 얼굴과 자글자글한 주름을 위해 끊임없이 근친교배를 했고, 그 결과 불독은 현존하는 개 종류 중 제일 심각한 유전적 합병증을 앓게 되었다.

귀여운 불독을 얻기 위해 인간이 벌인 가혹행위

결국 우리가 귀여워하는 불독의 주름은 유전적 결함으로 인한 것이다. 온몸에 주름이 너무 촘촘하게 있어서 살가죽 사이사이를 잘 닦아 주지 않으면 피부병에도 쉽게 걸린다고 한다. 납작한 머리 모양이 인기를 얻게 되면서 불독의 얼굴도 변형됐다. 이목구비는 살에 거의 파묻히게 되었다. 눈이 눈꺼풀 가죽 안으로 말려 들어가서 시력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도 많다. 또 코가 지나치게 눌린 모양새라 대부분 호흡곤란도 겪고 있다. 턱은 과도하게 돌출돼서 부정교합 문제도 생겼다. 

또한 몸에 비해 머리 크기가 너무 비대해져서 90퍼센트 이상이 제왕절개로 새끼를 낳는다. 품종개량으로 인해 인간의 도움 없이는 출산을 못하는 동물이 되어버린 것. 그래서 새끼를 향한 부모의 애정이 다른 종에 비해 부족할 뿐만 아니라 자기 새끼를 못 알아보는 일도 빈번하다고. 체형 역시 자연적인 교배가 어려울 만큼 변해버려 불독의 번식은 대부분 인공 교배를 통해 이루어진다. 또한 본래 불독은 대형견 사이즈였는데 반려견으로 무리하게 줄이다 보니 고관절 이형성증이라는 질병도 생겼다. 이 병은 골반과 뒷다리 뼈인 대퇴골을 이어주는 고관절에 변형이 생겨 걸음걸이에 악영향을 주는 질환이다. 이 때문인지 불독의 기대수명은 6~10년으로, 보통 개의 평균수명(13~15년)과 비교하면 몹시 짧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