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경읽기 |
김만중이 《구운몽》을 펴낸 건 1687년, 조선 숙종 때다. 그러니까 이 고전소설을 읽는 건, 조선 숙종 때 사람들을 만나는 진귀한 체험인 셈. 《구운몽》은 학창시절에 종종 시험에 출제되던 고전소설이다. 교과서 지문이 아닌 작품으로 만난 건 얼마 전의 일이었는데, 이 느낌을 묻는다면, 읽기 쉽다고는 못하겠다. 하지만 찬찬이 읽고 나니 생각보다 재치 있고 엉뚱한 작품이라는 느낌이다. 우리 고전소설 한 편을 제대로 읽었다는 뿌듯함은 덤으로 받았다. 아, 또 있다. 이 내용을 기둥 삼아서 자유롭게 풀어 쓴 현대 소설로 읽으면 참 재미있겠단 생각도 스쳤다. 일종의 시간여행 같은 기분도 들었고.

김만중은 정시 문과에 급제해 암행어사를 지낸 사대부다. 하지만 인성왕후가 죽고 자의대비 복상상중에 입는 상복 문제로 관직에서 쫓겨나 유배를 당하게 된다. 이 소설은 유배시절에 쓴 것인데, 당시 사대부가 ‘소설 나부랭이’(?)나 쓰는 일은 손가락질 받을 일이었다. 그런데도 김만중은 왜 소설을 썼을까? 우선 김만중은 유복자로 태어났기 때문에 어머니에 대한 효심이 각별했다. 그런데 유배 오니 어머니 윤씨의 근심이 너무 깊어보였고, 김만중은 그런 어머니를 달래드리려고 이 이야기를 만들어냈다고 한다. 물론 풍파를 겪은 자신의 삶도 표현하고 싶었을 것이고. 김만중은 경력도 화려하고 가문도 대단했지만 조정에 대한 비판으로 여러 차례 유배생활을 했다. 김만중은 유배지에서 쓸쓸하게 지내면서 어머니도 위로하고 자신의 복잡한 심사를 달래기 우해 이 소설을 썼다고 한다.
잠깐, 퀴즈 하나. 《구운몽》은 국문소설일까, 한문소설일까? 신기하게도 한문으로 쓰여진 것도 있고, 한글로 쓰여진 것도 있다. 그리고 한글본에 없는 내용이 한문본에 있는 경우도, 그 반대인 경우도 있고. 이본異本이 많다는 뜻이다. 재미있는 건 이것들 모두 김만중의 원작이 아니기 때문에 그가 창작할 당시의 《구운몽》이 어땠는지는 알 수 없다. 그래서 김만중이 한글로 썼는지, 한문으로 썼는지도 잘라 말하기가 어렵다.
김만중의 작품은 《구운몽》 외에 《사씨남정기》와 《서포만필》이 있는데 두 작품 모두 유명하다. 《사씨남정기》의 경우에는 김만중이 한글로 쓴 것을 그의 종손인 김춘택이 한문으로 옮겼다고 하니, 《구운몽》도 그럴 거라는 추측이 많다. 현재 전해지는 판본 가운데 가장 오래된 것은 서울대 도서관 소장본인 4권 4책으로 된 국문필사본. 고교 국어교과서에는 해석본 일부가 실렸다.
| 작품해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