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인간은 태어나면서부터 자유롭고 평등한 권리를 가진다.”
인권은 인간으로서 당연히 누려야 할 권리로, 그야말로 하늘이 준 권리천부인권이며, 인간이면 누구나 갖는 자연적인 권리를 말한다. 천부인권사상은 로크와 루소가 주창한 것으로 이들의 사상은 프랑스 혁명1789과 미국 독립 선언1776에 영향을 주었고, 근대 시민혁명의 사상적 바탕을 이뤘다. 지금의 관점에서 보면 ‘물은 물이요, 산은 산이다’처럼 들리지만 중세의 폭압적 군주 정치와 교권 아래 고통받던 민중들에게는 단비와 같은 사상이었다. 근대 시민혁명의 깃발 아래 흐르던 가장 중요한 이념적 가치는 ‘인권’이었다. 인권 보장 없이 민주주의는 없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인종, 성별, 장애 등을 이유로 인권을 침해받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인권은 여전한 화두다.
그런데 한 가지 이상한 점이 있다. 현실에서 발생하는 숱한 인권 침해에 대해 가부를 결정하는 헌법재판소 결정문에서 ‘인권’이라는 단어를 찾아볼 수가 없다. 그 이유는 뭘까. 인권 대신 기본권이라는 말을 쓰기 때문이다. 인권과 기본권의 개념을 구별해보자.
먼저 인권은 누구나 가지는 자연적인 권리로 신성불가침의 성격을 갖는다. 이러한 인권을 실정헌법에서 성문화한 것을 기본권이라고 한다. 기본권은 실정화된 인권을 말하는데, 실정화된다는 것은 실정헌법에 성문화된다는 뜻이다.
보통 인권과 기본권을 동의어로 쓰고 있는데 기본권이 인권에서 유래됐기 때문이다. 즉, 인간으로서의 당연한 권리로서 인권이 존재했고, 그 인권을 헌법적 차원에서 실정법화한 것이 기본권이다. 기본권을 압축해서 정의하면 다음과 같다. “자연권 사상에 바탕을 둔 천부인권론에 기초해 헌법에서 보장하고 있는 일련의 자유와 권리에 관한 규범적 이해의 체계.”
인간의 지위를 구체적인 법제도 안으로 끌어올린 것은 시민혁명의 공헌임에 틀림없지만 명심해야 할 것은 기본권 이전에 인권이 있다는 것이다. 헌법 제37조 제1항, “국민의 자유와 권리는 헌법에 열거되지 아니한 이유로 경시되지 아니한다”는 정신을 잊지 말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