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항녕 교수는 대학입시를 앞두고 진로를 고민하는 자녀에게 역사학을 권했다. 이 책은 자녀를 비롯한 다음 세대에게 역사학을 권하기 위해 쓴 입문서라고 할 수 있다.
베이징에서 열린 ICA국제기록위원회 행사에 참여한 저자는 그곳에서 프랑스 국립기록관 직원을 만났다. 프랑스인은 프랑스혁명으로 비로소 현대사가 시작됐다고 자랑스럽게 이야기했지만 프랑스혁명 100주년을 기념해 파리 만국박람회가 열렸다는 건 기억하지 못했다. 우리가 아는 에펠탑이 그때 세운 기념물이다. 프랑스인은 에펠탑 역시 자랑스러워했지만 만국박람회에서 에펠탑 옆에 무엇이 있었는지는 알아차리지 못했다. 저자는 에펠탑 옆엔 ‘식민지관’이 있었다고 말해준다.
식민지관은 세계 곳곳의 식민지에서 각종 인종을 끌고 와 전시한 곳이다. 그렇다. 사람을 전시한 것이다. 유럽의 자칭 문명국에서 일회성 행사에 그치던 인종 전시는 1889년 파리 만국박람회부터 제도화됐다. 사람을 전시하는 것, 이는 자유, 평등, 우애를 가치로 내걸었던 프랑스혁명의 이상과는 꽤 모순적이다. 저자는 파리에서 에펠탑만 기억하는 것은 또 다른 왜곡이라며 일침을 놓는다. 오히려 프랑스혁명을 모독한 이 식민지관을 기억하는 것이 위대한 인류의 자산으로서 프랑스혁명을 계승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나는 사라져버린 식민지 인종 전시관과 에펠탑을 같이 기억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야 왜곡이 적어진다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사실의 빈틈을 통하여 다른 해석을 제시하는 경향을 역사수정주의라고 합니다. 이 또한 역사와 역사학의 숙명입니다. 역사가 관심과 관점에 따라 다르게 볼 수 있다는 숙명, 그러므로 수정주의는 선도 악도 아니라,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다만 그 자연스러움 속에 또한 왜곡이 묻어오는 경우가 많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