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혹 음악 씬에선 하나의 밴드가 어떤 특정 스타일이나 장르를 정의해버리는 경우가 있다. 팝 음악의 역사를 바꾼 비틀즈가 그랬고, 90년대에 혜성처럼 등장한 밴드 라디오헤드는 ‘라디오헤디즘’이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낼 정도였다. 70년대에서 80년대를 관통한 밴드 퀸 역시 그랬다. 정통 록과 오페라의 접목을 꾀한 그들의 음악은 그 전에도, 그 이후에도 비슷한 예를 찾아볼 수 없을 만큼 독특하다. 전 세계적으로 2억장이 넘는 앨범을 팔아치운, 상업적으로도 비평적으로도 유례없는 성공을 거둔 그들은 분명 대중 음악 역사상 가장 독보적인 아티스트들 중 하나다.
밴드는 기타리스트 브라이언 메이와 베이시스트 팀 스타펠 그리고 드러머 로저 테일러가 처음 '스마일'이라는 이름으로 밴드를 만들면서 시작됐다. 당시 베이시스트 팀 스타펠의 동급생이었던 프레디 머큐리는 곧 이들의 음악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다. 팀 스타펠이 다른 밴드 활동을 위해 ‘스마일’을 떠나자 프레디 머큐리는 그들에게 밴드 이름을 '퀸Queen'으로 바꿀 것을 제안한다. 나중에 인터뷰에서 프레디 머큐리에게 밴드명 퀸에 대해 물어봤을 때 그는 ‘퀸’이란 이름이 흡입력 있고 모든 사람들에게 강렬하게 어필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고 이야기했다. 물론 게이 같다는 말이 나올 수 있겠지만, 그건 이름의 한 측면일 뿐이란 말도 덧붙였다.
이후에 베이시스트 존 디콘이 합세하면서 퀸은 전설의 4인조를 갖추게 된다. 이들의 음악은 처음엔 레코드 회사들의 이목을 별로 끌지 못했다. 하지만 1972년 매니저 존 앤서니는 이들의 재능을 단박에 알아보았다. 그리고 1973년 그들은 동명의 데뷔작 을 발표한다. 중·후기 스타일과는 다른 프로그레시브 록과 헤비 록의 요소를 많이 담았던 이 앨범은 평론가들로부터 꽤나 호의적인 평가를 이끌어낸다.이후 1974년에 발매된 두 번째 앨범 는 전작의 성공을 소소하게 이어나간다. 앨범에 실린 노래 ‘Seven Seas of Rhye’는 영국 싱글 차트 10위에 오르며 밴드의 첫 번째 히트곡이 된다.
하지만 그들을 독보적인 지위로 끌어올려준 건 세 번째 앨범 ''였다. 수없이 많은 음악 전문 잡지들에서 역사상 최고의 명반으로 꼽는 이 앨범에는 수많은 명곡들이 가득하다.이 중에서도 특히 'Bohemian Rhapsody'는 음악 팬이 아니더라도 모두 귀에 익은 노래. 처음 싱글로 발표되었을 때 9주 동안 영국 싱글 차트 1위를 기록했던 이 노래는 수많은 설문조사에서 역사상 최고의 노래로 꼽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