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의 ‘얼간이’란 말, 낯익다. 그렇다, 이 영화는 <세 얼간이>의 감독 라즈쿠마르 히라니와 주연이었던 아미르 칸의 합작품이다. 감독과 주연이 같고, 코믹한 분위기와 가끔 손발이 오그라들 정도의 감동씬 등에서 <세 얼간이>의 데자뷰를 느낄 수 있다. 물론 바보의 시선을 빌어 ‘똑똑한 사람’들이 쉽게 지나치는 문제를 정확하면서도 유머러스하게 짚어내는 것도, 인도를 배경으로 하면서도 인도만의 얘기를 하고 있는 건 아니라는 점도 같다. 거기에 발리우드Bollywood 영화 특유의 흥겨운 뮤지컬이 어우러져 흥을 더한다.
영화는 우연한 사고로 지구에 표류하게 된 외계인이 지구의 ‘종교’를 만나게 되면서 점차 늘어가는 신과 종교에 대한 질문들을 담고 있다. 전국민 1인 1닭, 아니 1인 1교敎로 유명한 종교 국가 인도인데 저런 내용도 괜찮을까? 웬걸, 영화는 인도에서 흥행 1위를 차지했다.
델리의 뉴스 리포터인 자구는 연일 시시한 뉴스 내용 때문에 통 일할 맛이 나지 않는다. 동료와 함께 지하철을 타고 취재거리를 찾던 중, 노란 헬멧을 쓴 남자가 미아찾기 전단지처럼 힌두교 신들이 그려진 전단지를 돌리는 것을 보게 된다. 자구는 직감적으로 이 남자가 특종거리가 될 것이라고 예감한다.
얼마 후 자구는 그와 다시 마주치게 되자 그를 쫓아가게 된다. ‘술 취한 사람’이라는 뜻인 ‘Pee Kay’, 통칭 PK의 정체는, 6개월 전 지구 탐사를 위해 인도의 한 황야에 내려온 외계인이었다. 그런데 불행히도 날치기를 만나 자신의 별과 연락하는 ‘리모콘’인 목걸이를 도둑맞는다. 자기 별로 돌아갈 수도 없으니 목걸이 도둑을 찾아나서는데…. 델리까지의 여정도 이만저만 고생이 아니었지만 자그마치 2억명이 사는 델리로 오니 정신이 없다. 경찰을 찾아가 목걸이를 찾아달라고 하자 경찰 왈, ‘경찰은 사람이지 신이 아냐’ 라고 거절하는가 하면, 사람들도 한결같이 ‘신만이 알 것’이라 말한다. 자, 그렇다면 과연 신이 이 일을 해결해 줄 수 있을까?
PK는 가까운 사원에 가서 기도를 하지만 목걸이를 찾을 수 없자 직접 신을 찾기로 한다. 그런데 인도에는 워낙 종교가 많아 신이 한 명이 아닌 게 함정. PK는 지구인들이 말하는 신은 한 명이 아니며, 신을 모시는 종교마다 관습이 제각각이라는 걸 깨닫게 된다. PK는 ‘그럼 난 어느 신 소속이지?’라는 의문을 품은 채 각 종교를 체험하며 온갖 고행을 하면서 6개월을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