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네스티캣 지음 | 카카오 웹툰
‘이 만화는 ○○○이다’ 라고 말하라면, 저는 ‘핑크색 최루탄’이라 하고 싶습니다. 그림체, 색감부터 핑크빛 나는 제목 로고까지 전체적인 느낌이 맑고 따사롭습니다. 그리고 총 80회에 이르는 연재분 동안 거의 매 회 눈물을 흘리게 됩니다. 공짜 연재 뒤에 유료로 1500원을 내야 하지만, 다 보고 난 뒤에는 그것이 작품성에 비해 얼마나 적은 금액이었는지 실감하게 될 것입니다.
만화가라면 손을 먼저 떠올리겠지만, 사실은 눈을 잃는 것이 더 치명적입니다. 몇 년 전, 사고로 전신 불수가 됐는데 입으로 타블렛을 물고 그림을 그리는 일본의 일러스트레이터를 본 적 있어요. 인물 한 사람을 그리는 데 스물세 시간이 걸렸지만, 완성도는 결코 뒤처지지 않았죠. 그 작가는 몸이 불편해진 뒤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고 하는데, 동기가 무엇이었든 그림이 생명을 이어가는 계기가 된 건 확실합니다. 그렇다면 눈을 잃은 만화가는 무엇 때문에 살게 될까요?
인기 만화가 민근수는 빡빡한 일정을 소화하던 중 눈이 침침해지는 증상을 겪습니다. 과로겠거니 생각했는데, 어느 날 갑자기 눈이 안 보이게 됩니다. 간신히 동네 소방관 마동석의 도움을 받아 병원에 갔는데 회복 가능성도 없답니다. 집에는 치매 환자인 엄마만 계셔 생계를 책임질 사람이 없는 상황. 보이지 않는 눈만큼 막막하던 상황에 절망하는 그를 잡아준 건 열렬한 애독자였던 전소리. 아이러니하게도 이름과 달리 소리는 ‘소리’를 전혀 들을 수 없어요. 소리는 밤을 새면서까지 보던 웹툰 연재가 갑자기 중단되자, 무작정 복지원을 빠져나와 근수의 집으로 오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