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vel 4
인문, 상식
목록
오늘의 문해력 미션
먼저 글을 읽으면 읽기 완료로 바뀝니다.
📖 글 읽기 읽는 중
📚 문제 풀기 대기
✍️ 글쓰기 대기
🪄 AI 첨삭 글 제출 후

시뮬라시옹, 가상 실재 시뮬라크르에 미혹되다

‘나는 소비한다. 고로 존재한다.’ 현대 소비사회의 특징을 수식하는 족집게 같은 문장이다. 소비하기 위해 살고 소비에 의해 살아지는 현대인의 삶은, 미디어와 광고가 만들어내는 이미지로 자신의 정체성을 장식하려는 욕망에 눌려 있다. 실재보다 더 실재 같은 시뮬라크르들, 시뮬라크르에 둘러싸인 현대사회에 대한 보드리야르의 분석은 냉소와 허무를 안고 있지만, 부인하기 어려운 우리의 현실이다.
image

언젠가부터 웬만한 서평이나 문화 비평, 미디어 비평은 말할 것도 없고, 정치, 경제 분야의 비평에서까지  ‘시뮬라시옹’이라는 용어가 등장하기 시작하더군요. 스펠링이 같은 걸 보니 시뮬레이션의 프랑스어려니 했는데, 앞뒤 문맥으로 보면 이해하기가 쉽지 않은, 철학적 용어로 보입니다. ‘시뮬라시옹’은 프랑스의 사회학자이며 철학자, 포스트모던의 선두주자로 꼽히는 보드리야르가 현대사회의 특징을 분석하기 위해 내놓은 개념이자 이론입니다. 그는 자신의 책《시뮬라시옹》(1981년)에서 현대사회를 규정하는 문화적 질서를 ‘시뮬라시옹’이라는 말로 설명했습니다. 이후 보드리야르의 ‘시뮬라시옹’은 몇 가지 지점에서 비판을 받고 있지만 새로운 현상에 압도돼 있는 복잡한 현대의 특징을 탁월하게 분석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요. 

우리는 일반적으로 현대사회를 ‘고도로 발달한 자본주의 사회’라고 설명합니다만, 이는 전통적인 사유의 틀로 본 규정이고요, 이러한 규정으로는 현대인들이 맞닥뜨린 일상적인 삶의 현상을 제대로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보드리야르의 주장을 단순화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현대 소비사회를 움직이는 것은 소비 이데올로기이며, 소비사회에서 사물은 기호와 이미지로 그 가치가 결정된다. 그리하여 우리는 실재와 동떨어진, 실재는 없고 기호와 이미지만이 넘치는 시뮬라크르, 시뮬라시옹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원본이 없는 이미지가 현실을 왜곡하는 이미지 과잉 시대에 대한 보드리야르의 진단입니다. 

시뮬라시옹이란 말도 낯선데 시뮬라크르, 포스트모던에 보드리야르까지, 개념을 제대로 이해하기가 꽤 어려워 보입니다. 피하고 싶은 용어들이 넝쿨뿌리처럼 줄줄이 이어져 있으니까요. 그러나 조금 유의해서 보면 시뮬라시옹과 시뮬라크르를 이해하는 게 그렇게 어렵지는 않습니다. 학문적으로 제대로 파고들면야 난해하겠지만(실제로 보드리야르의 《시뮬라시옹》을 일반인이 읽기는 버겁습니다), 담론을 이해하기 위한 상식 수준에 국한하면 그렇다는 얘기입니다.

 ‘소비’, ‘기호가치이미지’, ‘시뮬라시옹’, 이 세 키워드는 보드리야르 이론의 핵심인데요, 시뮬라시옹과 시뮬라크르를 이해하기 위해 드라마 ‘태양의 후예’의 유시진 대위와 SBS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의 천송이를 만나보겠습니다.    

이미지 소비 시대에 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