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vel 2
국제, 세계사
목록
오늘의 문해력 미션
먼저 글을 읽으면 읽기 완료로 바뀝니다.
📖 글 읽기 읽는 중
📚 문제 풀기 대기
✍️ 글쓰기 대기
🪄 AI 첨삭 글 제출 후

터키 여행기 ①

현재와 과거가 공존하는 땅, 아나톨리아

풍광은 풍광일 뿐이지만 이 바다가 동해나 서해가 아닌 지중해라는 사실에 어찌 감회가 남다르지 않으랴. 
버스는 구불구불 해안선을 따라 끝도 없이 가고, 쪽빛 지중해를 보며 영화의 한 장면, 소설 속 명장면이 스쳐간다. 그러다 어느 순간 만난 고대 유적 사갈라소스는 단박에 1만년 전으로의 시간여행으로 우리를 안내한다. 
현재와 과거가 공존하는 땅, 아나톨리아!
image

여행 행장을 꾸리는 일조차 일상의 시간에서는 호사다. 비행시간을 코앞에 둔 순간까지 산처럼 쌓인 원고를 털어야 했으니, 여행에 대한 정보는 고사하고, 출근길에 끌고 온 캐리어 속에 뭐가 있고 뭐가 빠졌는지 헤아릴 여유도 없었다. 터키 여행을 앞두었다고 하자 가까운 이들이 이구동성으로 하는 얘기는 두 가지였다. ‘터키 너무 좋아!’, ‘공부를 좀 하고 가는 게 좋을 거야.’ 그러나 정작 나는 이스탄불까지 비행시간만 꼬박 열한 시간이 넘는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비행기를 탔다. 
머나먼 타국이 전해주는 이국적 향취란 저마다 다르리라. 내게 터키는 오르한 파묵의 고국이었고, 그의 소설 《내 이름은 빨강》이 전해준, 중세 예술의 신비롭고도 찬연한 색감이 잔영처럼 남아 있을 뿐이다. 그 외의 정보는 말 그대로 제로, 바보 여행객의 여행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터키 최대의 지중해 휴양지, 안탈리아(Antalya)

퀴즈를 하나 내볼까? 원고를 쓰다 고개를 쓰윽 돌려 옆자리 기자에게 물어본다. 터키의 수도는? 잠시 생각해보다 자신있게 “이스탄불?”한다. 나는 신이 나서 “땡!” 하고는 함께 한바탕 웃는다.(궁금하다면 찾아보시라. 내친김에 터키 지도도 잠시 들여다보시고.) 지리와 역사만큼 ‘골 때리게’ 지루한 공부가 없을 것 같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기사를 쓰느라 책상 위에 큼지막한 터키 지도를 펼쳐놓고 나서야 우리 일행을 살뜰히 안내한 현지 가이드 훌리아의 그때 그 설명들이 겨우 귀에 들어오는 것 같다. 

자신을 향해 손바닥이 보이게 왼쪽 손을 알파벳 L자처럼 벌려보자. 터키 지도가 그렇게 생겼다. 북쪽으로는 흑해를 이고 있고, 서쪽으로는 에게해가, 남쪽으로는 지중해가 둘러싸고, 동쪽으로는 시리아를 비롯한 중동에 면해 있는, 반도의 나라다. 이스탄불은 L자의 머리쪽으로 그리스, 불가리아 등의 유럽과 붙어 있다. 이번 행선지는 이스탄불이 아닌 안탈리아. 이스탄불에서 비행기로 다시 한 시간을 날아야 한다. 

밤새 날아 안탈리아에 도착하니 아침 10시 무렵. 피로에 잠식된 몸에 덩치 큰 캐리어를 끌고 터덜터덜 대절한 버스에 몸을 실었더니, 숙소로 향하지 않고 해안선을 따라 일주를 시작한다. 여행의 노곤함을 버스 의자에 묻고 차창으로 펼쳐지는 풍광을 바라본다. 아, 지중해. 드디어 눈부신 햇살에 일렁이는 쪽빛 지중해를 만날 수 있었다. 안탈리아는 유럽 사람들이 즐겨 찾는, 터키 최대의 지중해 휴양지다. 이스탄불 다음으로 관광객이 많은 곳으로 한겨울에도 기온이 15도 이하로 내려가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