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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가 들려주는 한국현대사

4·19혁명, 국민을 이길 권력은 없다

영국의 시인 엘리엇은 <황무지>라는 시에서 ‘4월은 잔인한 달’이라는 표현을 했어. 얼어붙은 대지가 녹고 겨우내 웅크렸던 나무에 싹이 트고 꽃이 피어나는 4월을 왜 잔인한 달이라고 했을까. 시인이 표현한 뜻과 똑같지는 않겠지만 요즘 아빠는 그 잔인한 달이라는 의미를 실감하고 있어. 특히 우리의 역사를 보면 그래. 4월 3일은 제주에서 학살사건이 시작된 날이고, 19일은 부정선거와 독재를 일삼는 정권에 저항해 학생과 시민들이 혁명을 일으킨 날이지. 거기에 결코 잊을 수 없는 16일의 세월호 참사까지.
자, 이 잔인한 4월의 얘기를 시 한 편 읽는 것으로 시작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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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시인 엘리엇은 <황무지>라는 시에서 ‘4월은 잔인한 달’이라는 표현을 했어. 얼어붙은 대지가 녹고 겨우내 웅크렸던 나무에 싹이 트고 꽃이 피어나는 4월을 왜 잔인한 달이라고 했을까. 시인이 표현한 뜻과 똑같지는 않겠지만 요즘 아빠는 그 잔인한 달이라는 의미를 실감하고 있어. 특히 우리의 역사를 보면 그래. 4월 3일은 제주에서 학살사건이 시작된 날이고, 19일은 부정선거와 독재를 일삼는 정권에 저항해 학생과 시민들이 혁명을 일으킨 날이지. 거기에 결코 잊을 수 없는 16일의 세월호 참사까지. 
자, 이 잔인한 4월의 얘기를 시 한 편 읽는 것으로 시작해보자.

“아! 슬퍼요 / 아침하늘이 밝아 오면은 / 달음박질 소리가 들려옵니다. / 저녁놀이 사라질 때면 / 탕탕탕탕 총소리가 들려옵니다. / 아침하늘과 저녁 놀을 / 오빠와 언니들은 / 피로 물들였어요. / 오빠와 언니들은 / 책가방을 안고서 / 왜 총에 맞았나요 / 도둑질을 했나요 / 강도질을 했나요 / 무슨 나쁜 짓을 했기에 / 점심도 안 먹고 / 저녁도 안 먹고 / 말없이 쓰러졌나요 / 자꾸만 자꾸만 / 눈물이 납니다. / 잊을 수 없는 4월 19일 / 학교에서 파하는 길에 / 총알은 날아오고 / 피는 길을 덮는데 / 외로이 남은 책가방 / 무겁기도 하더군요 / 나는 알아요 우리는 알아요 / 엄마 아빠 아무 말 안해도 / 오빠와 언니들이 / 왜 피를 흘렸는지를 / 오빠와 언니들이 / 배우다 남은 학교에 / 배우다 남은 책상에서 / 우리는 오빠와 언니들의 / 뒤를 따르렵니다.”

초등학생까지도 희생양이 된 4·19

느낌이 어때? 우울하고 슬프고 눈물이 막 날 것 같지 않아? 이 시는 1960년에 서울수송초등학교 4학년이던 강명희라는 학생-지금이야 60이 훌쩍 넘은 할머니가 되셨겠지만-이 쓴 거야. 4·19를 그린 시지. 아빠에게 이 시가 더 가슴 아프게 다가오는 것은, 바로 이 학교에 다니던 6학년 전한승 학생이 바로 그 4월 19일에 경찰이 쏜 총에 맞아 죽었기 때문이야. 수업이 끝나고 집으로 가다가 국회의사당으로 행진하는 시위대와 마주치자 가방을 내려놓고 박수를 치며 응원했다지. 경찰의 호통에 잠깐 뒤로 빠졌다가 또다시 박수를 치다 얼굴과 머리에 직격탄을 맞고 결국 죽게 되었어. 이날 하루에만 전국에서 115명이 죽고 727명이 다쳤다는데, 이 초등학생의 죽음은 4·19기간을 통틀어 가장 어린 아이의 죽음이야. 같은 학교 후배인 강명희 학생이 쓴 시는 이 죽음에 대한 추모요 살아남은 친구들과 나눈 다짐이니 더 절절하게 느껴지는 걸 테지.

어쩌다가 초등학생까지 길거리에서 총에 맞아 죽는 이런 일이 생긴 걸까?
그 원인은 4·19가 일어나기 직전인 3월 15일에 치러졌던 대통령 선거에서 큰 부정이 일어났기 때문이야. 흔히 3·15부정선거라고 부르지.당시 대통령은 잘 알다시피 이승만. 1954년에 치렀던 대통령 선거에서 유력한 야당 후보였던 신익희 후보가 선거 유세 도중에 사망하는 일이 벌어져 수월하게 당선되었지만, 사실 속내는 그렇지 않았어. 진보당의 조봉암 후보가 216만표를 얻었고 이미 사망한 신익희 후보에게도 185만표나 쏟아지는 기현상이 벌어졌거든.

이 둘의 표를 합해도 이승만의 540만표만큼은 못 되지만, 위협할 만큼은 되는 거지. 또 이미 세상에 없는 후보한테도 그렇게 많은 표가 쏟아졌다는 건 무슨 뜻이겠어. 그래, 대통령 이승만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이 그만큼 높다는 증거기도 한 거지. 대한민국의 국부라며 늘 존경을 한몸에 받고 있다고 믿었던 이승만 대통령으로서는 큰 충격이었을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