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심한 밤, 폐가로 향하는 세 친구가 있다. 두리번거리며 걷는 모양새가 딱 도둑들이다. 계획은 먼 곳으로 달아나기였지만 도주용으로 마련한 자동차가 고장 나면서 낮에 본 폐가에서 하룻밤 머물기로 한다. 목조건물로 지어진 점포 겸 주택으로 ‘나미야 잡화점’이라는 오래된 간판이 이곳이 어떤 곳이었는지를 짐작케 해준다. 불편하지만 어쩔 수 없이 잠을 청해보려고 하는데 집 안으로 덜커덩, 편지 하나가 던져진다. 누군가 자신들의 비행을 눈치 챘다고 생각하며 세 도둑은 편지를 열어보기로 한다. 그런데 편지 내용이 좀 이상하다. 달토끼라는 여자가 올림픽 국가대표로 운동에 매진해야 하는지, 아니면 암 투병을 하고 있는 애인의 곁을 지켜야 하는지 상담하는 내용이다. 왜 이런 편지가 우리에게 오는 거지?
나미야 잡화점은 나미야 할아버지가 운영하는 가게다. 할아버지는 ‘어떤 물건이든 상담해드립니다’라는 전단지를 가게 벽에 붙였는데, ‘나야미(고민이라는 뜻의 일본어)’와 발음이 비슷해 동네 아이들로부터 고민도 상담해주냐며 놀림을 당했다.
맘씨 좋은 할아버지는 어떤 고민이든 상담해주겠다며 아이들의 농담을 받아주었고 당장 아이들의 장난이 시작됐다. ‘공부하지 않고도 시험에서 백 점을 맞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와 같은 장난글이 점포 벽에 붙여졌다. 하지만 나미야는 ‘선생님에게 부탁해서 당신에 대한 시험을 치게 해달라고 하세요. 당신에 관한 문제니까 당신이 쓴 답이 반드시 정답입니다’라며 늘 진지한 답변을 해주었다.
할아버지의 상담내용은 입소문을 탔다. 잡지에 소개될 만큼 인기를 끌었고 진지한 상담이 줄을 이었다. 이것이 30년 전의 일이고, 나미야는 세상을 떠났다. 잡화점은 유언대로 폐점하지 않은 상태. 그 공간에 도둑들이 들어왔고 어떠한 이유인지 시간이 뒤틀려 잡화점에 과거의 편지가 날아들기 시작한 것이다. 도둑들은 나미야 잡화점이 어떤 곳이었는지를 알아차리고 30년 전 나미야로 빙의해 답변을 써주기로 한다.
<나미야 잡화점>은 도둑들이 어떻게 이곳으로 들어왔는지를 이야기하고, 목차를 나눠 이곳으로 상담편지를 보낸 다섯 사람의 삶을 추적한다. 어떤 고민을 안고 있는지, 나미야로부터(또는 도둑들로부터) 답장을 받고 어떤 삶을 살아가게 됐는지를 말이다. 이 수신인들은 서로 전혀 다른 각각의 삶을 살고 있는 인물들이다. 그러나 공통점이 하나 있었으니 나미야에게 고민 편지를 보냈다는 점 외에 보육시설인 환광원과 인연이 있는 사람들이라는 점이다. 잡화점의 도둑들 역시 환광원에서 만난 친구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