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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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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케의 눈》,

약자의 기둥이 될 법의 정의를 희망하며

법이란 무엇일까? 금태섭 변호사는 단언한다. 법은 현실이다, 그것도 우리네 삶과 연결된 구체적인 현실. 인간과 사회, 그리고 세상살이에서 일어날 수밖에 없는 수많은 사건과 사고, 그 한복판에 법이 있다. 법을 어떻게 운용하느냐의 문제는 얼마만큼 그 사회가 인간다운 사회가 될 수 있는지의 척도이다. 《디케의 눈》은 법의 속살을 보여줌으로써 법에 대한 균형 잡힌 시각을 돕고, 법과 세상이 어떤 길로 가야 하는지 생각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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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은 현실이다. 음주운전을 하다가 사고를 내서 1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받고는 항소심 법정에서 재판장에게 제발 한 달이라도 징역을 줄여달라고 하소연하는 회사원에게, 난생처음 부동산 임대차 계약서라는 종이에 도장을 찍으면서 집주인에게 전세 보증금을 건네는 신혼의 가장에게 법은 냉정하면서도 구체적인 현실이다.

저자 서문의 첫 단락이다. 법이 구체적이고 냉정한 현실인 줄 알면서도 우리가 무심한 척한 이유는 아마도 법의 존재가 우리들을 옥죄는 거미줄에 가깝다고 느꼈기 때문일 수도 있고, 정의의 여신 디케의 손에 들린 저울이 균형을 잃었다고 생각하기 때문일 수도 있다. 특히 권위주의 시대를 거쳐 오면서, 법은 철저히 권력과 금력을 가진 자의 편에 서 있다는 경험을 전사회적으로 공유한 탓도 크다. 물론 지금도 종종 법은 권력이 휘두르는 무기처럼 보일 때도 있다.  ‘법치 국가’, ‘준법 정신’ 등의 말은, 사전적 의미로 보면 민주주의 국가의 반듯한 기본 덕목인데도, 묘하게도 보통 사람들의 자유와 권리를 내리누르는 억압적인 굴레처럼 들리기도 한다. 
정말 법은 이렇게 무겁고 딱딱하고 몰인정한 것이기만 할까? 

《디케의 눈》을 읽다보면, 법이란 것이 얼마나 멋진 것인지 새삼 깨닫게 된다. 우리가 세상을 살아가면서 부딪히게 되는 온갖 문제들의 현실적 해결방안을 쥐고 있는 것이 법이다.  법이 해결책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우리는 숱한 물음을 물어야 한다. 과연 객관적 진실이란 게  있을지, 형벌의 진정한 의미는 무엇인지, 죄를 지은 피의자의 권리를 보장하는 것이 정의 실현과 배치되는 것인지, 법과 과학의 관계는 어떠해야 하는지, 배심재판의 문제점은 없는지, 수사 과정이나 재판과정에서 재구성되는 사건과 사건의 실제 모습이 얼마나 다른지…. 그리고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한 것은, 진실을 보려 하지만, 진실은 보이는 것과 다를 수 있으며, 당연한 듯 보이는 결론도 다시 의심해보고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제삼자에게 객관적 진실이란 과연 있을까?

정의의 여신 디케Dike는 그리스어로 ‘정의’ 또는 ‘정도正道’를 뜻한다. 제우스와 율법의 여신 테미스 사이에서 태어난 딸로, ‘질서’를 뜻하는 에우노미아와 ‘평화’를 뜻하는 에이레네의 자매다. 본래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여신 디케는 한 손에는 저울을, 다른 손에는 칼을 쥐고 있으며, 천으로 눈을 가렸다. 보통 저울은 권리 다툼을 공평하게 해결함을, 칼은 사회 질서를 해치는 자에게 엄격한 공권력을 가한다는 뜻이며, 눈을 가린 것은 어느 한편에 눈 돌리지 않고 진실을 파헤친다는 의미로 해석한다.(참고로 우리 나라 대법원에 있는 정의의 여신상은 오른손엔 저울을, 왼손에 법전을 펼쳐들고 있으며, 천으로 눈을 가리지 않고 지긋이 아래로 깔고 있는 형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