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면 1> 이명박 대통령은 후보 시절, 기자들에게 자신을 ‘2MB’로 불러달라고 했어. 김영삼전 대통령은 YS, 김대중 전 대통령은 DJ로 불렸는데, 자신도 영어 약자로 불리길 바랐어. 근데 당시 사람들은 2MB를 ‘두뇌 용량 2메가바이트’로 해석했어. 메가바이트를 넘어서서 기가바이트 시대가 된 지 오래였던 시절이니, 정보화 시대에 산업 시대적인 정책을 편다고 비꼰 거야.
<장면 2> 박근혜 대통령이 주재하는 회의에선 대통령만 발언했다고 해. 다른 참석자가 함부로 입을 열었다가는 금방 ‘짤릴’ 것 같은 분위기였대. 장관과 보좌관들은 입을 꾹 다물고 대통령 말씀을 열심히 받아적었어. 언론들은 청와대의 이런 분위기를, ‘적는 자만이 살아남는다’며 ‘적자생존’이라고 표현했어. 국가의 중요 정책이 토론 없이 결정되는 상황을 비판한 표현이야.
<장면 3> 문재인 전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를 만들겠습니다”라고 말했어. 그런데 부동산 가격이 폭등하자 “그래,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가격이야”라며 취임사의 표현을 반어(反語)적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했어. 이후 고위층의 위선이 드러날 때마다 취임사의 이 부분이 소환되었고, 마침내 2020년엔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라는 책이 베스트셀러가 됐어.
이 세 장면의 공통점을 찾아보면, 첫째, 표현이 웃음을 유발한다는 점, 둘째, 무언가를 비판한다는 점이야. 한마디로 표현하면 ‘비판적 웃음’이고, 한 단어로 말하면 ‘풍자’야. 비판 정신과 유머를 결합하여 더 나은 세상을 지향하는 표현, 그게 바로 ‘풍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