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5월, 영국 맨체스터 아레나에서 폭탄 테러가 터졌어. 미국의 팝가수 아리아나 그란데 공연이 끝난 직후, 공연장 밖에서 갑자기 폭탄이 터져 22명이 숨지고 50여 명이 크게 다쳤어. 범인은 리비아계 영국인으로 밝혀졌어.
현재 미국과 유럽 곳곳에서 유사한 테러사건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어. 테러조직 ISIS나 이들을 추종하는 극단적인 테러리스트의 소행으로 이슬람계 사람들이 다수야. 그러자 이들에 대한 혐오와 증오, 두려움이 확산되었는데, 이를 이슬람포비아(Islamophobia)라고 해. 우리 말로 풀이하면 이슬람 공포증, 혹은 이슬람 혐오증이란 뜻이야.
이슬람포비아의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미국의 전 대통령 트럼프의 반이민정책을 들 수 있어. 트럼프는 당선되자마자 7개 나라의 국적을 가진 사람들의 입국 비자 발급을 90일 동안 허락하지 않았어. 이란과 이라크, 시리아와 리비아, 소말리아, 수단과 예멘 7개국으로 모두 이슬람 국가였어. 트럼프는 ‘나쁜 의도를 가진 나쁜 사람이 미국에 오는 것’을 막겠다고 했지. 트럼프는 이들 7개국 국민 모두를 잠재적으로 테러 위협이 있는 ‘나쁜 의도가 있는 나쁜 사람’이라고 판단한 거야. 만일 내가 그 나라의 국민이라면 얼마나 억울하겠어? 학업, 비즈니스, 가족과의 만남 등을 위해 미국에 가야 하는데, 단지 그 나라의 국민이라는 이유로 테러리스트 취급을 하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지.
현재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이슬람계에 대한 혐오와 증오 감정이 점점 커지고 있어. 하지만 이러한 비이성적인 이슬람포비아는 미국과 유럽에 정착한 이슬람계 사람들을 자극해서 또 다른 테러를 불러올 위험이 있어. 이민자의 후손으로 그 나라 국적을 가진 엄연한 국민인데 이슬람계라는 이유로 차별과 혐오를 받는다면 적대적인 복수심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야. 극우 테러리스트와 평범한 이슬람계 사람들을 같은 취급하는 것은 절대 해서는 안되는 일이지.
과거에는 이슬람국가와 문화가 낯설기는 했지만, 그저 우리와 다른 종교와 문화를 가진 사람들이라고 이해했어. 그러나 지금은 이슬람 혹은 이슬람국가라는 말만 들어도 자동적으로 테러를 연상하는 사람들이 많아졌어. 2022년 12월, 대구에서 이슬람 사원을 건축하려고 하자, 이에 반대하는 시민들이 공사장 근처에 몰려와 통돼지 바베큐 파티를 벌였어. 이슬람권에서는 돼지고기를 먹는 걸 죄악시하는데도 말이지. 왜 이들은 이슬람 사원의 건축을 반대하는 걸까? 이슬람포비아는 이처럼 일반인들에게도 폭넓게 퍼져 있는 상황이야.
하지만 이런 편견이 한편에서는 테러리즘을 강화시킨다는 사실을 알아야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