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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학대,

사회적 방임, 방치 속에서 아이들이 죽어간다 <2부>

아동학대와 관련한 끔찍한 보도를 접할 때마다 왜 아이들을 보호하지 못하는 걸까, 의문이 들었다.
우리에게는 학대아동을 구할 시스템이 없다.
아이들을 '못' 구하는 게 아니라 '안' 구하고 있다.
정부와 사회, 어른들 모두 냉혹한 방임자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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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논점 05  한국의 아동학대 발생률, 빙산의 일각

우리나라에서 초등학교 1, 2학년생이 보호자 없이 집이나 차에 있는 경우는 아주 흔하다. 그러나 미국에서라면 절대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다. 일정 나이 이하의 아동을 혼자 두면 아동학대의 한 유형인 방임으로 판단, 부모가 엄중한 처벌을 받게 되기 때문이다. 아동학대에 대한 한국과 미국의 인식 차이가 얼마나 큰지 보여주는 대목이다. 그렇다면 미국의 아동학대 발생률은 한국의 아동학대 발생률과 비교했을 때 낮을까? 그렇지 않다.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과 보건복지부 발표에 따르면 2014년 한국의 경우 아동학대 피해자는 1만 27명이었다. 반면 2013년 미국의 아동학대 피해자는 67만 9000명이었다. 한국과 미국의 아동 인구 차이를 고려해서, 아동 인구 1000명당 아동학대 피해자가 몇 명인지 계산해보면 미국은 9.1명, 한국은 1.1명이었다. 미국의 아동학대 발생률이 한국보다 대략 10배 정도 높았다.

이 통계를 보고 미국의 아동학대가 한국보다 훨씬 심각하다고 생각해도 될까? 그렇게 보기는 어렵다. 한국의 통계가 놓치고 있는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아동학대 사망자 수를 집계할 때 경찰 자료는 활용하지 않고 아동보호전문기관의 통계만 이용한다. 또, 아동을 살해한 뒤 양육자가 자살한 사건이나 신생아를 살해한 사건은 아동학대 발생률 통계에 포함하지 않는다. 게다가 한국의 경우 웬만한 방임은 아동학대로 간주하지 않는다. 미국의 경우 방임이 전체 아동학대의 80%를 차지할 정도로 비율이 높은 아동학대인데도 말이다.

한겨레신문 탐사기획팀은 2009년을 기준으로 OECD 회원국 전체와 20세 미만의 사고사 내역 등을 비교 분석했습니다. 2009년 수치를 보면, 한국에서는 20세 미만 어린이·청소년 1377명이 사고로 목숨을 잃었습니다. 이는 또래 전체 사망자 3718명의 36%에 해당합니다. 그해 20세 미만 사망자의 외인사(아동학대 사망 포함) 비율이 한국보다 높은 국가는 OECD 회원국 중 룩셈부르크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룩셈부르크는 2009년 숨진 어린이 청소년이 총 30명에 불과했습니다. 대한민국이 “사실상 1위”인 셈입니다. 

여기서 외인사는 자연사 이외의 죽음을 말한다. 치안으로 골머리를 앓는 멕시코도 외인사 비율은 20.3%밖에 안 됐다. 왜 우리의 아동, 청소년 외인사 비율은 이렇게 높은 걸까? 소아청소년과와 응급의학과 전문의 열에 일곱이 우리의 아동학대 실태가 심각한 수준이라고 응답했다. 한국이 아동학대 발생률이 낮다고 자부하는 것은 그야말로 눈 가리고 아웅 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일가족 동반자살
기사나 뉴스에서는 심심찮게 ‘일가족 동반자살’이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그런데 이 표현이 전 세계에서 유독 일본과 우리나라에서만 아무렇지도 않게 쓰인다는 것을 알고 있는지? 성인끼리 함께 죽음을 선택한 경우에는 동반자살이라는 표현을 사용할 수 있지만, 양육자가 아동 청소년의 의사를 묻지 않고 살해한 뒤 자살한 경우를 동반자살이라고 표현할 수 있을까? 이 경우에는 ‘살해 후 자살’이라는 표현을 쓰는 것이 합당하다.

 논점 06  아동학대 가해 부모, '친권'을 방패로 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