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노 기술에 관한 다양한 담론을 살펴보기 전에 두 가지를 꼭 기억하자.
첫째 나노는 나노미터nm에서 미터m를 생략한 말로 1nm는 바이러스보다도 작고, 머리카락 굵기의 5만분의 1정도로 아주아주 작다는 사실이다. 일반인으로서는 엄청나게 작다는 것이 뭐가 그렇게 대단한 일인가 싶을 것이다. 그런데 과학자들에게는 ‘탐험되지 않은 더 작은 세계’라는 화두가 놀랍게 다가왔다. 미시세계를 파고 들어가면 더 작은 세계가 계속 존재하지 않을까 하는 질문은 과학적 호기심을 자극했다. 광활한 미시세계? 이와 관련한 재미있는 비유를 옮겨 본다. “큰 벼룩이 작은 벼룩을 자기 등에 올려놓고는 자기를 물어뜯게 하네. 그리고 작은 벼룩은 또 작은 벼룩들을, 그리고 영구히….” 물리학은 그런 세계가 존재하며 원자보다 작은 구조의 세계가 존재한다고 이야기한다.
나노 단위로 작아진 물질들이 어떤 세상을 만드는지 과학기술자가 아닌 우리가 전문적으로 알기는 어렵지만 대략 이렇게 설명할 수 있다. ‘어떤 물체가 아주 작아지면 우리가 상호작용하는 일반적인 사물에 대한 물리적 법칙과는 전혀 다른 물리학의 지배를 받는다. 이 물리학이 양자역학이다. 이 이론에 따르면 물질의 움직임을 정확히 조종할 수 있을 지도 모른다. 예를 들어 적은 양의 원자를 더하거나 빼서 물질을 비틀면 다른 것을 만들어낼 수 있는데, 마치 최고의 공구세트 같다.’
무엇이든 만들어낼 수 있는 마법의 도깨비 방망이. 나노 기술에 대한 과학기술자들의 환상적인 비전과 그 반대편의 위험성에 대한 경고는 나노 기술이 가진, 혹은 가질 수 있는 이 마법적인 능력에서 오는 것이다.
둘째, 나노 기술은 어떤 분야가 아닌, 단순하게 크기로 내린 정의다. 나노미터 단위의 작은 물질을 다루는 모든 기술을 ‘나노 기술’이라고 한다는 말을 명심하자. 즉, 전자, 반도체, 화학, 생물, 기계, 의료, 생명공학, 환경 등 모든 분야에서 나노 단위의 물질을 연구하고 개발해서 활용할 수 있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