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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아이가 있었다. 아직 포연에 휩싸이지도, 잔인하고 무분별한 악행에 휘말리지도 않았던 시절의 카불에. 카불은 아프가니스탄의 수도다. 아프가니스탄이라면 지금도 여전한 전쟁의 땅이다. 21세기최초의 전쟁. 미국은 9․11 테러 직후 ‘테러와의 전쟁’을 선언하며 2001년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했다. 잠시의 휴전기가 있긴 했지만 전쟁은 십수년 계속되었고,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하지만 1970년대 초반까지도 카불의 언덕에서는 아이들이 신나게 연을 날렸고, 어른들은 멀찍이서 그 모습을 흐뭇한 웃음으로 지켜보았다.
거리에서 총소리가 나는 것을 들어본 적이 한 번도 없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총소리는 너무 낯설었다. 폭탄과 총소리밖에 듣지 못하고 자란 아프가니스탄의 아이들 세대는 아직 태어나지 않은 상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