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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색 도시 벗어나기

도시에 색을 입히다 <1부>

2000년, 알바니아의 수도 티라나에서 신기한 일이 벌어졌다.
회색 건물이 오렌지색 옷을 입자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덩달아 범죄율도 줄고, 세금 납부율이 높아졌다.
지금 우리가 사는 도시는 회색 일색이다.
화려한 조명도 차가운 콘크리트를 미처 감추지 못한다.
도시에 색을 입히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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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논점 01   Colorful! 색(Color)이 가득한(Full) 세상

한 노인이 정원에 앉아서 선물 상자를 푼다. 초록 잔디 위에서 흰 옷을 입고, 파란 모자를 쓴 그는 받은 선물을 물끄러미 들여다본다. 선물은 다름 아닌 색을 보게 해주는 안경. 66세인 그는 일평생 색맹으로 살았다. 잠시 주춤하던 그는 안경을 쓰더니 3초간 말을 잇지 못한다. 떨리는 손으로 금세 안경을 벗고 눈물을 터뜨린다. 처음으로 ‘색’을 만난 순간이다. 대체 색은 무엇이기에 우리의 마음을 좌지우지하는 것일까?

인간이 외부로부터 정보를 받아들일 때 80% 이상을 시각에 의존한다. 모든 감각 중 인지에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치는 시각. 그중에서도 색은 인간의 인식과 정서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인간은 아주 오래 전부터 천연 재료로 색을 표현하는 것을 즐겼다. 고대 동굴 벽화에서도 목탄이나 뼈 등 천연 재료를 이용한 다양한 색채를 볼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단청을 비롯한 갖가지 옷감들, 청자기와 등 다양한 천연 색상들이 쓰였다. 색채는 자연에서 온 것이었고, 굉장히 귀했다.

처음으로 합성염료를 발견한 것은 19세기 후반 영국에서였다. 이때 ‘colorful’이라는 말이 처음 등장한다. ‘color’ + ‘full’, 색채로 가득 찬 세상이 도래한 것! 그리고 지금 우리는 색색의 물감부터 화려한 조명들에 이르기까지 색채로 가득한 세상에 살아간다. 

바야흐로 ‘컬러’의 시대다. 컬러리스트가 각광받으며 퍼스널 컬러 진단이 유행처럼 번졌고, 팬톤에서 올해의 컬러를 발표했다 하면 매장에는 트렌디한 색감의 옷이 깔린다. 브랜드 마케팅에서도 색채를 십분 활용한다. 외교 석상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국가 정상들은 입고 있는 옷의 색채로 메시지를 전한다. 색채는 희노애락을 나타내는 기호이기도 하다. 빨강은 정열, 파랑은 신뢰나 냉철함, 초록은 안정감과 평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