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kg 사과 한 상자 가격은 2만~4만 원 정도(2019년 기준). 그런데 사과 한 상자를 팔면 농민의 손에 남는 돈은 단돈 200원이다. 어떻게 된 일일까?
2019년 사과는 풍작이다. 농부들은 기쁜 마음으로 사과를 포장했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2019년 사과 값이 전년보다 70~80%가 떨어졌다는 소식이다. 공급량은 많은데 외국산 과일은 점점 늘어나고, 추석이 이른 탓에 햇사과 소비도 줄었다. 올해 사과 10kg의 도매가는 2000~5000원 정도다. 박스 값이 1800원이라 2000원에 팔면 200원 남는 셈이다. 경매장에 가는 운임비를 내고 나면 손에 남는 돈은 없다. 1년 농사의 보상은커녕 비료 값도 못 챙긴다.
그럼 대체 1만 8000원은 누구 주머니에 들어가는 거지? 
먼저 우리의 농업 생태계가 바뀌면서 생산(공급)과 수요가 불일치하게 되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1970년대 병충해에 강한 토종 벼는 자취를 감췄다. 정부는 농업 생산성을 증대하기 위해 토종 벼 대신 수확량이 많은 종자를 심도록 권장했다. 이를 기점으로 농약과 비료 의존도가 높아졌고 농약과 비료를 사기 위해 농민들은 돈을 벌어야 했다.
농민들은 팔기 위한 작물, 즉 환금작물의 재배를 크게 늘렸다. 한편 정부는 농산물의 주산단지주생산지화 전략을 펼쳤다. 나주 배, 충주 사과 식으로 지역마다 주요 생산물을 더 획일적으로 재배하고 유통하기 시작한 것. 우리 농업은 ‘먹기 위한 농업’에서 ‘팔기 위한 농업’으로 변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