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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4년 7월 31일, 《어린 왕자》의 작가 생텍쥐페리는 라이트닝 p38기를 타고 오전 8시 45분 정찰에 나섰다. 하지만 그는 귀대 예정 시간인 오후 한 시가 넘도록 돌아오지 못했다. 같은 날 오후 3시 30분. 기지의 미군장교는 다음과 같은 보고를 상부에 올렸다.
“비행 중대장 생텍쥐페리 실종.”
소설만큼 드라마틱한 결말이다. 
나는 이 시대를 견딜 수 없다. … 가슴은 차갑고 머릿속은 캄캄하다. 모든 것이 시시하고 보기 싫다. 이 지상에서 무엇을 할 것인가? … 비행 대원들은 친절하지만 나는 너무 슬프다. 말을 나누는 사람도 아무도 없고, 살아 있기는 하지만 너무 고독하다. … 나는 가장 어두운 세계로 걸어가고 있는 듯하다.
이 글은 생텍쥐페리가 남긴 일기의 일부분이다. 그는 마지막 비행 하루 전날까지 일기를 썼다고 한다.
생텍쥐페리는 사람들의 마음을 말끔하게 정화해주는 순수한 어린 왕자를 우리들 곁에 남겨놓고, 막상 자신은 ‘사막의 고독’ 속으로 이렇게 사라져버렸다. 《어린 왕자》는 그가 실종되기 일년 전인 1943년에 발표한 작품이다. 그래서일까? 생텍쥐페리의 실종은 더 슬픈 환상으로 다가온다. 마치 지구를 떠나버린 어린 왕자의 마지막처럼 슬픈 여운을 남긴 채.
이 아름다운 소설은 사막 한가운데 불시착한 비행사가 만난 어린 왕자에 관한 얘기다. 어린왕자는 외로운 비행사에게 자신의 여행담을 들려준다. 그가 차례로 방문한 여섯 개의 별에서 만난 사람들 얘기를. 임금님, 허영덩어리, 술고래, 실업가, 가로등 등지기, 지리학자가 살고 있는 행성들 얘기. 지구는 그의 마지막 여행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