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바이러스가 창궐하기 전 여행을 많이 다녔다. 이색적인 풍경을 둘러보는 것도 좋았지만 각 나라의 맥도날드 매장을 들러 나라별 차이를 느껴보는 것도 특별한 재미였다. 그러다 문득 궁금해졌다. 왜 ‘미국’의 맥도날드가 이렇게 많은 나라에 있는 걸까?
최초로 햄버거를 만든 국가는 놀랍게도 미국이 아니다. 기원에 관해서는 여러 설이 있지만 독일 이민자들이 고향 음식인 햄버거를 미국으로 가지고 왔다는 게 정설로 꼽힌다. 당시 소개된 이름은 햄버거가 아니라 햄버거 스테이크였다. 그렇다면 독일에서 들어온 햄버거가 왜 미국의 상징이 된 것일까? 바로 맥도날드 덕분이었다.
맥도날드는 ‘규격화’와 ‘효율성’을 통해 햄버거를 미국의 것으로 재구성했다. 맥도날드는 버거를 빠르게 만들 수 있는 효율적인 생산 라인을 도입해 대성공을 이뤘다. 또한 편리함을 표방한 드라이브 인Drive-in, 자동차에서 내리지 않고도 포장 상품을 픽업할 수 있게 함서비스, 통일된 맛, 표준화된 메뉴, 저렴한 가격 등을 무기 삼아 세계로 뻗어나가기 시작했다.
이를 두고 1996년 ‘골든 아치 이론Golden Arches Theory’이라는 흥미로운 이론도 등장했다. 맥도날드 로고의 M자 모양이 금색 다리를 연상시킨다는 데서 착안한 이 이론은 토마스 프리드먼이라는 칼럼니스트가 자신의 대표 저서 《렉서스와 올르비 나무》에서 처음 주장했는데, 맥도날드가 진출한 국가 사이에서는 상업적 교류가 형성돼 전쟁의 위험이 줄어든다는 내용이었다. 파키스탄 영토 분쟁1999년, 이스라엘과 레바논의 전쟁2006년 등 맥도날드가 진출한 지역에서 전쟁이 발발하면서 그의 주장은 설득력을 잃었지만, 그럼에도 햄버거가 세계화를 상징한다는 점을 지목했다는 의미를 지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