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팬지는 기껏해야 몇몇 도구를 다룰 수 있을 뿐이다. 개중에 스스로 창조한 것은 거의 없다. 자연의 산물을 그대로 사용할 뿐이다. 자연의 산물을 필요에 맞게 개량해서 기술을 발전시킨 것은 우리, 인간뿐이다. 어디 그뿐인가? 문명과 사회의 발전, 예술의 발전, 언어의 발전, 정치제도의 발전은 인간만이 이룰 수 있었던 위대한 업적이다. 인간만이 할 수 있었던 것은 셀 수 없이 많다. 인간은 침팬지보다 위대하다.
혹시 인간은 침팬지보다 위대하다는 말이 불편하지는 않은가? 혹시 당연하다고 생각하는가? 《총, 균, 쇠》는 우리가 너무나도 당연히 위대하다고 생각하던 것들을 모두 깨부수는 책이다. 실로 위대한 건 아무것도 없다. 위대함의 기준을 우리가 만들었기 때문이다. 침팬지의 입장에서 위대함의 기준이 우리와 똑같을 리 만무하다.
자, 인간은 침팬지보다 위대하다는 생각이 조금이라도 불편하게 느껴지기 시작했다면, 당신은 이 책을 읽을 준비가 끝났다.
작가소개
재레드 다이아몬드(Jared Diamond. 1937~)
퓰리처상 수상작 《총, 균, 쇠》로 유명한 세계적 석학이다. 생리학자로 출발해 생물리학, 조류학, 생태학, 지리학, 진화생물학, 인류학까지 다양한 분야를 섭렵하며 세계적 문화인류학자이자 문명연구가이다. 과학 전문지 〈네이처〉, 〈내추럴 히스토리〉, 〈디스커버〉 등에 기고하는 저널리스트로도 활약하고 있다. 2005년 영국의 〈프로스펙트〉와 미국의 〈포린 폴리시〉가 공동 선정한 ‘세계를 이끄는 최고의 지식인’ 중 아홉 번째 인물로 선정되었다. 대표 저서로 《총, 균, 쇠》를 포함해, 《제3의 침팬지》, 《섹스의 진화》, 《문명의 붕괴》, 《어제까지의 세계》, 《나와 세계》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