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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격의 넷플릭스

좋기도 하고 두렵기도 한 <하>

조선 좀비 드라마 <킹덤>을 재미있게 봤다. <왕좌의 게임>처럼 시즌이 있다니, 세련됐다. 넷플릭스가 제작했고 자막을 달고 전 세계가 볼 수 있다는데 어리둥절한 기분이었는데, <오징어게임>은 전 세계 시장을 석권했다.
넷플릭스 월드의 문을 열고 들어서니 전 세계 영상 콘텐츠가 넘쳐흐른다.
사용료도 적고 사용 방법도 너무나 간편해서 즐겁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석연찮은 두려움이 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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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논점 05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작품이냐 아니냐

TV퍼스트 시대가 저물고 영상의 길이와 내용도 바뀌고 있는 지금, ‘영화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온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옥자>가 칸 국제 영화제에 초대받은 걸 보면서 많은 이들이 세상이 변하고 있다는 걸 직감했다. 프랑스극장협회는 “극장 개봉을 전제로 하지 않은 영화는 영화계의 질서를 무너뜨린다”며 반대성명을 냈고, 칸 심사위원장이었던 페드로 알모도바르도 “극장에서 상영하지 않는 영화가 황금종려상을 받으면 안 된다”고 비판했다는 내용을 나중에야 기사로 접했다. 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에서도 <옥자> 상영을 거부했고, 몇몇 소규모 극장에서만 <옥자>를 스크린에 걸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우스운 해프닝’ 정도로 여기고 넘어갔다. 

그러나 지난해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로마>가 베니스 영화제의 황금사자상을 받았다. 반면 칸 영화제는 <로마>를 외면했다. 2018년부터 ‘프랑스 내 극장 개봉작’만 출품 가능하도록 규정을 바꾼 것. 스티븐 스필버그도 넷플릭스 영화는 영화제 시상에서 제외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영화관 상영 여부로 영화제에 어울리는 영화다 아니다를 규정하는 게 정당해보이지 않는다. 극장협회의 입김이 거센, 불공정한 기득권의 횡포 같은 느낌도 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가 (예술)작품이냐, 아니냐는 문제는 그리 간단하지 않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는 감독, 배우부터 내용, 색감까지 인기 있을 요소를 빅데이터로 분석해, 그것을 기반으로 영화를 제작한다. 이렇게 작품을 제작할 경우 흥행을 보장할 수는 있겠지만, 다채롭고 다양한 작품이 창작되기는 어려울 수밖에 없다. 

예술은 삶을 담는 그릇이고, 인간의 삶은 너무나 복합적이며 미묘하다. 그 이야기들을 인기라는 잣대로 취사선택한다면 엔터테인먼트 산업으로서는 의미가 있겠지만, 예술로서의 영화라고 보기에는 석연치 않은 구석이 있다. 재미를 추구하는 엔터테인먼트를 낮춰볼 생각은 전혀 없다. 그렇다고 포식자 넷플릭스의 걸음에 예술로서의 영화의 자리를 내주는 것이 과연 옳을까? 쉽게 답하기 어렵다.

 논점 06  빨간 로고, 세계를 향한 경고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