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운 여름날, 피부에 물을 뿌리면 시원해지지. 물이 체온보다 온도가 낮아서 그렇기도 하지만, 피부 표면에서 물이 증발할 때 우리 몸의 열을 빼앗아가기 때문이라고 해. 소독약으로 쓰이는 에탄올을 떠올려 봐. 주사 맞기 전에 에탄올을 묻힌 솜을 문지르면 물을 끼얹을 때보다 훨씬 시원하지? 그건 에탄올이 물보다 훨씬 빠르게 증발하기 때문이야. 그런데 이런 현상에 냉장고가 차가운 상태를 유지하는 원리가 숨어있단 사실을 아니?
그러고 보면 참 신기하지. 물이나 에탄올 등 액체가 증발하면서 기체가 될 때 주위의 열을 빼앗아간다니… 그렇다면 반대로 기체가 액체로 변하는 과정에서는 열을 뿜어내지 않을까? 딩동댕! 정답이야. 이건 고체일 때도 마찬가지여서 고체가 액체로 변할 때는 주위에서 열을 흡수하고, 반대로 액체가 고체로 변할 때는 열을 방출한다고 해.
모든 물질은 고체, 액체, 기체 상태로 존재할 수 있고 거기서 다른 상태로 변화할 수도 있어. 액체가 고체가 되기도 하고, 기체가 액체가 되기도 하지. 그런데 고체는 딱딱하게 굳은 상태여서 모양이 쉽게 변하지 않아. 그에 비하면 액체는 꽤 쉽게, 기체는 더욱 자유롭게 변화하지. 이건 각 물질을 구성하는 분자의 움직임이 다르기 때문이야. 고체 속의 분자는 거의 움직이지 않아. 그에 비하면 액체 속의 분자는 조금 더 활발하게, 기체 속의 분자는 매우 활발하게 움직이지.
우리가 무언가를 움직이려면 에너지가 필요하지? 분자 역시 에너지가 있어야만 움직일 수 있어. 그리고 분자가 움직일 때 필요한 에너지가 바로 열에너지야. 그러니 고체에서 액체로 변할 땐 주변에서 열에너지를 끌어오는 거지. 액체가 되려면 분자가 더 많이 움직여야 하니까 말이야. 그리고 기체로 변할 땐 분자가 열에너지를 아주 많이 흡수해야 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