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아, 아빠가 미안하다는 말부터 해야겠네. 영화 보러 가자는 말에 얼씨구나 하고 따라 나섰는데, 네가 생각한 것처럼 웃기거나 재미있는 영화가 아니어서 말이지.
아빠는 지금도 영화가 끝난 뒤에 네가 짓던 표정이 또렷이 생각나. 보기 힘든 영화를 억지로 참고 끝까지 봤다는 표정 말이야. 그때 아빠가 시치미를 떼고 물었지.
“왜? 재미없었어?”
이미 표정에 다 씌어있는데도 굳이 아빠가 그렇게 물은 것은, 네가 왜 무엇 때문에 이 영화를 그렇게 불편하고 재미없게 보았는지 궁금해서 그랬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