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에 얼마나 많은 종류의 생물이 살까요? 단순한 물음이지만 정확하게 대답하기는 어렵습니다. 자연과학자들은 현재 식물·동물·곰팡이·조류藻類·박테리아·바이러스를 포함해 174만 4,000여 종이 발견되었지만, 실제로는 훨씬 많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게다가 우리의 생물 지식은 협소하여 미세동물 대부분은 학명조차 없습니다. 생물학자들은 현재 지구상에 1,400만 종의 생물이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아직 우리가 모르는 생물이 정말 많지요?
‘생물다양성’이라는 말은 초등학교 교과서에도 실릴 만큼 어려운 용어가 아닙니다. 소멸해가는 종들을 잘 보존해서 다양한 생물이 살아가도록 돕는 한편, 이를 위해 생태계 복원에 힘써야 하는, 현재 인류가 절박하게 해결해야 할 문제와 관련이 깊은 개념입니다.
국제 지속가능성연구단체 퓨처어스(Future Earth)는 2020년 저명한 과학자 222명을 대상으로 인류 생존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칠 위협 다섯 가지가 무엇이냐고 물었습니다. 과학자들은 ‘기후변화’ ‘기상이변’ ‘식량 위기’ ‘물 부족’과 함께 ‘생물다양성 감소’를 꼽았습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생물종의 감소가 초래할 심각한 결과에 무관심합니다. 어떤 동식물이 멸종되었고, 어떤 동식물이 멸종 위기라는 말은 심심찮게 들려오지만 이에 대해서도 막연히 안타까워할 뿐입니다. 우리 삶과 먼 일인 것처럼요.
인류는 생존에 필요한 모든 것을 자연으로부터 얻습니다. 식물, 동물, 미생물 등 생물자원에 의존하고 있지요. 그리고 지구상의 이 모든 종은 긴밀한 연결고리 속에 있습니다. 하지만 불행히도 생물의 생활환경이 악화했고, 서식처는 파괴되었으며, 이에 따라 새로 출현하는 종보다 사라지는 종의 수가 훨씬 더 많아졌습니다. 인류의 생존과 안녕을 위해서 생물종의 보존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지 못한다면 미래를 장담하기 어려운 현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