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세계 3대 산업 디자이너라는 말을 들었던 마크 뉴슨은 애플의 디자이너 조너선 아이브와 친분이 두터워서 애플 워치와 아이폰6를 디자인하기도 했다. 훌륭한 디자이너들은 대개 자기 나라 전통에서 큰 영향을 받아서 세계적인 디자인을 창조하는데 반해, 전통이 빈약한 호주 출신의 마크 뉴슨은 오히려 전통적 선입견이 없어서 좋은 디자인을 많이 할 수 있었다고 한다. 자신이 만약 이탈리아나 프랑스에서 디자인을 공부하였다면 그 문화의 영향력에서 벗어나지 못했을 텐데, 호주에서 태어났고 디자인이 아닌 보석과 조각을 전공했기 때문에 자신만의 고유한 디자인 세계를 구축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게다가 그는 어렸을 때부터 일본이나 유럽 등지를 돌면서 살았고, 우리나라에서도 잠깐 지냈었다고 한다. 그러니 그의 디자인에서 볼 수 있는 국제적인 특징은 모두 그의 삶의 행보에서 기인한 것 같다. 아무튼 마크 뉴슨의 디자인에서는 프랑스나 이탈리아, 일본 디자이너들의 디자인에서 느낄 수 있는 전통의 무게는 찾을 수 없고, 대신 본인의 개성만이 환하게 빛을 발한다.
이렇듯 전통을 배제한 디자인이 기대게 되는 것은 새로운 이미지, 그리고 전통과 관계없이 항상 새롭게 쏟아져 나오는 기술들이다. 마크 뉴슨의 디자인에서는 그런 특징들을 선명하게 살펴볼 수 있다. 1986년에 만든 미래주의적인 소파를 보면 디자인을 향한 그의 관심이 일찌감치 기술적인 부분에서 생겨났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