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지구, 메타버스 <하>
인류는 이제 지구라는 물리적 공간을 초월해 새로운 디지털 지구에서의 삶을 고민해야 할지 모른다. 이미 현실의 나는 메타버스와 연결돼 있다. 현실을 확장한 메타버스가 우리의 삶을 어떻게 이끌어갈지 주시하자.
〔논점 04〕 메타버스 공연, 상상 그이상!
코로나 팬데믹으로 온라인 공연 소식이 심심찮게 들린다. 공연 재개를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겠거니, 하면서 특유의 현장감은 거의 기대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 생각은 메타버스에서 라이브 공연을 펼친 미국 래퍼 트래비스 스콧(Travis Scott)의 온라인 콘서트를 본 순간 사라질 것이다.
2020년 4월, 온라인 게임 포트나이트(에픽게임즈가 운영하는 배틀로얄 형식의 게임) 게시판에는 스콧이 온라인 월드 투어 ‘Astro nomical’을 펼친다는 공지가 올라왔다. 포트나이트 이용자들은 공연 전날부터 스콧의 의상과 이모트(춤, 감정 표현 아이템)를 구매하며 스콧의 공연을 기다렸다.
4월 24일부터 3일 간, 스콧은 포트나이트 내에 파티장을 열어 다섯 차례의 라이브 가상 콘서트를 열었다. 공연이 시작되자 오프닝 노래와 함께 스콧의 3D 거인 아바타가 하늘에서 등장했다. 우주, 화염, 사이키델릭, 물속을 헤엄치는 효과까지 현실에서는 구현할 수 없는 환상적인 연출은 물론, 스콧 자신도 곡마다 무대의상 갈아입듯 아바타의 옷을 바꿔 입으며 공연을 펼쳤다.
재미있는 사실은 이 가상 콘서트의 수익이 2019년 스콧이 오프라인 투어에서 벌어들인 수익(170만 달러, 약 18억 원)을 상회했다는 점이다. 공연에 참가한 유저는 무려 2770만 명, 매출은 2000만 달러(약 216억 원)를 달성했다. 온라인 콘서트는 여러 면에서 매력적이다. 서버가 허용하는 한 입장객 수 제한이 없고, 공간의 제약도 없기 때문에 전 세계 유저 모두가 참가할 수 있다. 익명의 공간에서 유저들은 자신의 아바타로 더 적극적으로 이벤트에 참여했고, 이것이 고스란히 수익으로 이어졌던 것.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