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처드 파인먼은 미국의 물리학자로, 아인슈타인과 함께 20세기 물리학계의 천재로 손꼽힙니다. 그는 인간이 만든 이론 가운데 가장 정확하다는 양자전기역학 이론(전자·원자핵 등의 미시 세계의 물리적 현상을 설명하는 이론)을 완성한 공로로 1965년 노벨 물리학상을 받았어요.
또한 미국의 원자폭탄 제조계획인 맨해튼 프로젝트에서 중요한 연구 책임자로 일했고, 1986년에는 우주왕복선 챌린저호의 폭발 사고를 예리하게 파헤쳐 유명인이 되었습니다. 게다가 1961년부터 1963년까지 학부생을 대상으로 강의했던 내용을 엮어 <파인만의 물리학 강의>라는 책을 냈는데, 이 책은 이후 세계 물리학도들의 필독서가 됐어요. 이러한 이유로 파인먼에게는 ‘천재 물리학자’라는 수식어가 항상 따라다닙니다.
그런데 파인먼이 천재 물리학자가 되는 데에는 아버지의 역할이 매우 컸다고 해요. 그의 아버지는 제복 회사의 판매관리인으로 많이 배우지 못했어요. 그러나 아들이 훌륭한 과학자가 되길 바라서, 파인먼이 어릴 때부터 동화책 대신 백과사전을 줄곧 읽어주었습니다.
한데 그 방식도 조금 남달랐습니다. 예를 들어 그의 아버지는 공룡 티라노사우루스 렉스에 대한 설명(“이 공룡은 키가 7~8m이며 머리둘레가 2m 정도이다”)을 먼저 읽어준 다음 파인먼에게 상상해보라고 했어요. 그러고는 “공룡이 만약 우리 집 앞뜰에 서 있다면 책을 읽는 2층 창문에 닿을 만한 크기인데 머리가 2m나 되니 창문으로 들어올 수는 없겠구나”라고 말해주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