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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호 날아오르다

독자적으로 설계·제작·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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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0월 21일 오후 5시, 로켓 누리호(KSLV-Ⅱ)가 나로우주센터 제2발사대에서 이륙했다. 길이 47.2m(아파트 16층 높이), 무게 200t의 누리호는 대한민국 최초의 저궤도 실용위성 발사용 로켓이다. 

누리호는 가장 어려운 과제인 1단 로켓이 지상 59㎞까지 날아오르는 데 성공했다. 이어 공중에서 로켓의 2·3단을 분리한 후 페어링(발사체 맨 윗부분 덮개) 분리까지 완벽하게 성공하고 엔진을 점화시켰다. 5시 15분 누리호는 위성모사체(모형 위성)를 본체에서 분리해냈으나 위성을 목표 궤도에 안착시키는 것에는 실패했다. 때문에 누리호의 비행은 ‘절반의 성공’이라고 평가된다.

그러나 누리호의 발사 성공은 대단한 성과라고 할 수 있다. 무엇보다 로켓 엔진에 필요한 핵심 기술, 엔진 클러스터링 기술을 독자적으로 개발·확보했다는 데 의미가 깊다. 클러스터링 기술은 엔진 여러 개를 묶어 추력[1]을 얻는 방식으로, 전체 엔진의 성능을 높이고 여러 엔진 중 하나가 고장나더라도 추력이 떨어지지 않고 임무를 완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누리호는 수입기술에 의존하지 않고 우리 연구진이 자체 개발한 클러스터링 기술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1단 로켓 엔진은 75t급 액체엔진 4기를 이어붙인 형태다. 누리호가 700㎞ 상공까지 도달함으로써 이 75t급 엔진의 성능과 추진 시스템의 안전성이 검증되었다고 평가받는다. 한영민 항공우주연구원 엔진개발부장은 이날을 “엔진 독립의 날”이라고 평했을 정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