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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 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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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누아르, 행복의 순간을 잡아내

사회의 밝고 행복한 모습을 그린 색채 표현의 대가 르누아르. 따뜻하고 화려한 색감에서 느껴지는 여유와 평화, 그리고 이 모든 것을 감싸 안은 빛, 이들이 모두 어울려 만들어내는 행복의 순간은 보는 사람의 마음까지 따스하게 만든다. 분명 그의 그림에는 사람을 매료시키는 빛이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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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 젊은층에게 사랑받았던 무도회장 ‘물랭 드 라 갈레트’. 그곳에서 사람들이 햇빛을 받으며 춤을 추고 수다를 떨며 즐겁게 시간을 보내고 있다. 사이사이 스민 따스한 햇살처럼 사람들의 얼굴에도 살며시 미소가 담겨있다. 과장되지 않고 은은히 드러나는 그들의 행복한 표정은 보는 사람마저 그들의 시간을 탐나게 한다. 참 아름다운 그림이다. 

피에르 오귀스트 르누아르(1841~1919)는 ‘그림은 즐겁고 유쾌하며 아름다운 것이어야 한다’는 신념을 가진 작가로, 19세기 화가 중 유일하게 비극적 작품을 그리지 않았다. 그리고 그는 일상의 모습을 한 장의 스냅 사진처럼 화폭에 담아낸 화가이기도 했다. 

우리의 일상을 돌아보게 하다

빛과 함께 시시각각으로 움직이는 색채의 변화를 포착한 화가, 르누아르. 그는 어두운 명암을 쓰지 않고도 햇빛과 그림자의 효과를 창조해낸 것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대다수의 유명화가들이 그러했듯 그가 활동했을 당시 그의 그림은 환영받지 못했다. 그가 항상 표방하던 ‘일상적인 생활’에 대한 묘사가 당시 정서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에서였다. 그의 그림은 전통적인 미술의 흐름에 반기를 들며 탄생한 비주류 미술이었다. 

전문가들의 혹평이 쏟아지고 대중들이 자신의 작품을 알아주지 않는 상황 속에서도, 르누아르는 세상을 보는 아름다운 눈을 잃지 않았다. 자신이 보고 인식할 수 있는 생활의 모든 요소를 그림으로 담아냈고, 삶의 비극적인 부분보다 일상의 즐거움을 표현하는 데 주력했다. 오히려 생활 속 비극이 더하면 더할수록 그의 그림은 더 밝고 아름다워졌다. 그래서인지 그가 그린 일상의 모습들은 평화롭고 따뜻한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그의 작품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으면, 우리는 그 따뜻한 분위기에 동화돼 ‘이런 순간이 나에게도 있었을까’ 하며 일상을 돌아보게 된다. ‘특별한 것’에서 얻는 것만이 행복이라 생각한 채 일상의 행복을 무심코 지나치진 않았는지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