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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슬에 묶인 프로메테우스》,

권력에 저항해 자유를 외친 프로메테우스

부당한 권력 앞에 자신의 목소리를 제대로 낼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분명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프로메테우스는 자신에게 닥쳐올 고통마저 감수하며 권력에 정면으로 맞선다.
이유는 제우스의 권력이 부당한 것이고 자신이 지켜야할 소중한 가치가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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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마 민주화의 상징인 ‘아웅 산 수 치’ 여사의 일생을 다룬 잔잔하지만 감동을 주는 영화 <더 레이더>에는, 이런 장면이 나온다. 가택 연금 상태의 수 치 여사가 여러 장의 붓글씨를 써서 이곳저곳에 붙여 놓는 장면이 나오는데, 그 가운데 눈길을 끄는 구절이 있다.  ‘공포로부터의 자유’라는 구절.  

이 구절은 그녀가 1990년 유럽의회로부터 사하로프 상을 받은 후 썼던 연설문에 등장하는 내용이고, 그녀가 1996년 출간한 책의 제목이기도 하다. 수 치 여사는 버마 민주화의 가장 어려운 점으로 독재 권력에 대한 민중의 ‘공포’를 꼽았다. 

1962년부터 버마를 지배한 군부 정권은 민중의 자유를 철저히 탄압했고 부당한 권력을 마구 휘둘렀다. 군부 정권의 폭압이 이어지면서 민중은 공포에 사로잡혔다. 독재 권력에 저항했다간 언제 피해를 입을지 모른다는 공포는 자유를 외칠 동력을 잃게 했다. 나아가 민중의 힘을 하나로 규합하는 데에도 장애물이 됐다. 이러한 상황을 목도한 수 치 여사는 독재 권력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선 무엇보다 공포로부터 자유로워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그런데 권력에 대한 ‘공포’는 비단 버마 민중에게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다. 과거 우리나라도 버마와 마찬가지로 군부 세력이 정권을 장악하고 민주화를 요구하는 시민들을 탄압한 적이 있다. 독재 정권은 자유와 민주주의를 외친 시민을 끌어다 감금·폭행하고 고문을 일삼았으며, 1980년 광주에서는 시민을 향해 총을 발사하는 일까지 행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