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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 삼국을 바꾸어 놓다

삼국시대 전래된 불교는 고려 말까지 찬란한 천년 역사를 이어갔다. 그러나 우리나라에 불교가 수용되는 과정은 순전히 종교적 목적으로만 파악하기 힘든 구석이 많은 게 사실. 그렇다면 삼국은 불교를 통해 어떤 변화를 꿈꾸었던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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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가 원래 참선을 한다는 뜻의 불교 용어라는 사실을 알았나요?
불경에 나오는 무시무시한 지옥인 아비지옥과 규환지옥이 바로 ‘아비규환’의 어원이고요. 
이처럼 불교문화는 우리의 삶 속에 알게 모르게 뿌리내리고 있어요. 우리 역사상 가장 오랜 시간을 함께 해왔던 종교이기 때문이죠. 따라서 우리나라 역사, 특히 조선 이전의 역사를 이해하는 데 불교를 빼놓을 수 없어요. 마치 기독교가 서양의 역사와 정신의 근간인 것처럼 말이죠.

불교는 외국에서 유입된 종교예요.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외국의 문물은 받아들일지언정 외래 종교는 쉽게 받아들이지 않아요. 조선시대에 천주교가 박해받은 경우를 봐도 그렇죠. 게다가 삼국시대에는 청동기시대부터 이어져온 토착 종교 천신(환인) 신앙이 견고하게 자리 잡고 있었어요. 자연을 숭배했던 이전 시대에서 한발 나아가 자연의 신 중 가장 높은 하늘을 숭배하는 신앙이었죠. 강한 나라들은 자신들이 지상에 하강한 천신 혹은 천신의 후예라고 믿으며 ‘선택받은 인간’으로서 자부심을 가졌고요. 때문에 작은 나라들이 그들에게 복종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죠. 시간이 흐르면서 이러한 성향은 더욱 짙어져, 강한 나라들만이 천신에게 제사를 지낼 수 있는 권한을 가질 수 있었어요. 제천의 권한으로 다른 소국에게 공물을 요구하는 등, 천신 신앙은 고대 사회의 지배 이데올로기로 변했죠.

착 종교가 이렇게 단단히 뿌리내리고 있는 상황에서 갑자기 국가가 나서 불교를 믿어야 한다고 하니, 사람들의 반발이 매우 컸어요. 대체 삼국은 왜 불교를 확산시키려고 한 걸까요? 그 속에 어떤 의도가 숨어 있었던 걸까요? 또 이를 통해 삼국 사회는 어떠한 변화를 맞이했을까요?

천신(환인) 신앙
천신(天神), 즉 하늘신은 하늘 자체를 신격화하거나, 혹은 한울님, 하느님, 환인 등으로 불리는 초인적인 존재를 받드는 우리나라의 전통 종교이다. 천신은 절대적인 힘과 권위를 지닌 존재로 엄하고 공명정대하지만, 한편으로 인자하고 조화로움을 추구하는 아버지신의 성격을 띤다. 고구려의 동맹, 신라의 영성제, 백제의 다양한 제천의례 등 삼국 초기에는 하늘에 정성을 드려 제사를 지내고 숭배했다고 한다. 오늘날에도 ‘하늘이 보고 있다’ 등의 표현 속에 천신 신앙의 흔적을 찾아볼 수 있다. 

소수림왕, 가장 먼저 불교를 받아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