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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 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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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읽기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사형제, 이 형벌의 본래 이름은, 복수

윤수와 유정은 파멸이라는 외길밖에는 모르는 사람들이었다. 두 사람 얘기를 들으며, 인간이 다른 사람의 죄를 물어, 혹여 그의 행위가 인륜을 저버린 것일망정, 그 죄의 대가로 생명을 앗아가는 형벌을 내리는 일은, 사라져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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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년 12월 30일, 공지영은 망년회를 마치고 택시를 타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라디오 뉴스를 들었다. 그날 아침 몇십 년 만에 전국 구치소에서 스물세 명의 사형수를 처형했다는 보도였다. 공지영의 가슴속에 무언가 ‘울컥’ 솟아올랐고, 작가의 이 뜨거운 북받침은 2005년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이하 우.행.시)>이라는 작품이 탄생한 계기가 되었다. 그저 다른 세상의 일 같은 그 사건이, 작가의 여린 촉수에 덜컥 걸려버린 것이다. 

<우.행.시>는 사형 선고를 받고 생의 마지막 순간을 기다리는 정윤수와 스스로를 죽여 생을 마감하려 하는 대학교수 문유정의 운명적인 만남이 기둥을 이룬다. 소설은 크게 두 부분이다. 사형수 정윤수가 거쳐 온 인생을 담은 블루노트가 소설의 한 부분이라면, 또 한 부분은 일인칭 주인공 문유정이 풀어가는 이야기다.  

처참한 환경에서 내동댕이치듯 살다 극악한 죄를 짓고 사형수가 된 윤수와 풍족한 집안에서 자라 미술교수가 된 유정. 현실에서 두 사람은 전혀 어울리지도, 절대로 대면할 일도 없어보인다. 하지만 모니카 수녀 손에 이끌려 억지로 면회실을 찾은 유정은 윤수에게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한다. 둘의 공통점은 ‘어둠의 서식처’에 깃든 존재요, 삶의 소중함 같은 건 애초에 쓰레기통에 처박아버렸다는 것이다. 즉, 그 둘은 ‘죽음’ 혹은 ‘삶’이란 크나큰 숙제를 끌어안고 파멸을 향해 달려온 같은 종자였던 것이다. 

두 사람은 좁은 면회실에서 평생 가슴속에 품은 ‘진짜 이야기’를 끄집어낸다. 그리고 이 과정을 통해 두 사람은, 외눈박이처럼 자신의 고통에만 박혀 있던 눈길을 거둬 서로를, 나아가 타인의 삶을 바라보게 되고, 비로소 삶의 의미를 깨우치기에 이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