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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 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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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어린것들에게>

엄마 잃은 세 아이에게 들려주는, 아버지의 독백

인생은 길이다. 누군가는 낯익은 길을 가고, 누군가는 가시덤불투성이 길을 선택한다. 어떤 길이든 그 여정은 외롭고 힘에 부친다. 그래서 앞서 길을 가고 있는 이들의 가슴속에는 어쩔 수 없는 회한이 안개처럼 짙다. 특히 앞선 이가 부모일 때의 심정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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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내의 독백을 듣는다. 홋카이도, 맹추위가 서성거리는 곳에서 사내는 인생의 혹독한 추위를 견디고 있다. 결혼도, 아이를 얻은 것도 조금은 힘에 부치는 젊은 글쟁이 사내. 차례로 세 아이를 얻었지만 사내는 '어지러운' 원망 때문에 어린 아이를 건사하는 아내로 하여금 종종 서러운 생각이 들게도 했다. 다행한 건 경제적인 형편은 넉넉하다. 

그러다 덜컥, 아내는 불치병(당시로서는)인 결핵을 앓는다. 어린 자식들을 두고 떠나는 젊은 엄마와 남겨진 삼남매, 그 모든 것을 불안스럽게 지켜보며 함께 감내해야 했던 젊은 아버지.  

"너희들은 작년에 하나밖에 없는, 오직 하나밖에 없는 어머니를 영원히 잃고 말았다. 너희들은 태어나자마자 생명에 가장 중요한 양분을 빼앗기고 만 것이다.“

엄마를 잃은, 생의 중요한 양분을 빼앗긴 어린 아이들. 애비의 마음속에 들어찬 비감한 심정을 어찌 헤아리랴. 아버지는 어린 자식들에게 작은 목소리로 조곤조곤 자신의 독백을 들려준다. 이 독백은 첫 아이를 낳던 날로부터 아내가 눈을 감을 때까지의 일을 회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