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장 무슨 말인지 이해하기 좀 어려울 수 있지만, 그래도 인간게놈프로젝트의 정의에 대해 간단히 짚고 넘어가자고. ‘인간게놈프로젝트(Human Genome Project)’는 ‘인간 게놈을 구성하는 30억 쌍의 염기서열 전체를 밝혀 유전자 지도를 완성하고자 하는 초거대 프로젝트’야. 게놈(Genome)은 유전자gene와 염색체chromosome를 합성한 독일어로, 우리말로는 ‘유전체’라고 하고. 앞으로 이 말을 줄여서 HGP라고 할게. 어때? 너무 어렵지? 이걸 소화하려면 배경지식이 좀 있어야 해. 자, 그럼 이제 질문 시작~~
물론이야. 예전엔 유전 현상이 ‘엄마와 아빠의 특성을 반씩 섞어서 나타나는 것’이라고 생각했어. 예를 들면 아빠가 파란 눈이고 엄마가 검은 눈일 경우, 자식의 눈 색깔이 파랑과 검정을 섞은 남색일 거라고 생각한 거지.
근데 그렇지가 않았어. 1865년, 오스트리아의 멘델은 새로운 가설을 제시했어. ‘완두콩 교배 실험’ 들어봤지? 교과서에 꼭 나오는 그거. 멘델의 주장은, 자손이 부모로부터 각각 ‘유전인자’ 절반씩을 받고 어떤 법칙에 의해 그 유전인자가 특정한 형질(결과)로 발현된다는 거였지. 여기서 멘델이 말한 유전인자가 바로 ‘유전자’를 의미하는 거였어.
당시에는 멘델의 주장에 아무도 귀를 기울이지 않았어. 멘델의 가설은 수십 년이 지난 1910년에서야 마침내 사실로 밝혀져. 미국의 실험동물학자 토머스 모건이 돌연변이 초파리를 연구하다가 유전자가 실제로 존재한다는 걸 입증했거든. 분명 빨간 눈 초파리들을 교배했는데 이상하게도 흰색 눈 초파리가 태어난 거야. 모건은 이 돌연변이를 만든 요인을 추적하다 유전자가 정말 존재하고, 그게 세포 내 염색체라는 것 안에 들어있다는 사실까지 알아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