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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사기》, 사기꾼을 상대로 한 아슬아슬한 사기게임

신문이나 뉴스를 통해 별의별 사기사건을 접하는 게 요즘이다. 점점 증가하고, 교묘해지기까지 하는 사기 수법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나 역시 예외가 아닐 수 없겠구나’ 하는 걱정이 들 정도다. <검은 사기>에서는 이러한 다양한 사기 사례와 대응법을 소개한다. 이 만화를 통해 그들의 수법을 읽는다면 사기에 쉽사리 넘어가지 않을 것 같은데, 과연 그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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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에서 보도하는 각양각색의 사기 사건들을 보면, 둘 중 하나다. 정발 기발하다거나, 정말 어처구니없거나. ‘저런 허술한 수법에 어떻게 속아 넘어갔을까?’라는 생각이 드는 사기가 있는가 하면, 상식의 허를 찌르는 멋진 사기극도 있다. 

<스팅> <오션스 일레븐>에 나오는 사기는 멋진 쪽이다. 막강한 권력을 가진 악당에게 한방 먹이기 위해 아주 공들여 계획을 짜고, 기막힌 타이밍으로 돈을 긁어낸다. 그런 계획을 짜는 사기꾼들은 보통 사람들과는 다른, 탁월한 재능을 가진 사람들 같다. 하지만 사기꾼 역시 인간이다. <매치스틱 맨> <범죄의 재구성> 같은 영화에서 사기꾼은 함정에 빠져 모든 것을 잃어버린다. 사기꾼을 속이는 방법은 사기뿐이라고나 할까.

사기꾼을 사기치는 흑로, 쿠로사키

《검은사기》는 후자의 경우처럼 사기꾼들의 등을 치는 사기꾼의 이야기를 그린 만화다. 굳이 구분을 하자면 <매치스틱맨>보다는 <범죄의 재구성>에 가깝다. 《검은사기》의 주인공인 쿠로사키는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사기꾼을 다 먹어치우기 위해서 사기를 친다. 이유는 복수다. 사기에 넘어가 모든 재산을 잃어버린 쿠로사키의 아버지는 가족을 죽이고 자살을 한다. 홀로 살아남은 쿠로사키는 사기를 친 장본인을 찾아내 죽이려고 몇 번 시도도 했지만,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란 것을 깨닫는다.

쿠로사키는 다른 길을 택한다. ‘이 세계에서 살고 싶다. 사기꾼이 되고 싶다. 더 이상 귀찮게 안 할 테니 그 방법을 알려 달라.’ 그리고 쿠로사키는 한 남자와 기묘한 협력 관계를 맺는다. 그리고 세상의 모든 사기꾼들에게 사기 칠 정보를 얻는다. “세상에는 세 종류의 사기꾼이 있다. 백로는 인간을 속여 돈을 빼앗는 사기꾼이고, 홍로는 이성을 먹이로 삼아 마음과 몸을 갖고 노는 사기꾼이다. 흑로는 백로와 홍로만을 표적으로 삼아 그들이 우려낸 돈으로 배가 불러 썩은 육체를 쪼아 먹는 가장 흉악한 사기꾼이다.” 쿠로사키는 바로 그 흑로가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