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이란 무엇인지, 과학자가 사회 속에서 어떤 책임의식을 지녀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은 이제 과학자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아니 그렇게 되어서는 안 된다. 현대사회의 과학이란 우리의 일상과 동떨어진 그 무엇이 아니기 때문이다. 물론 우리가 접하는 과학이란 대개 응용된 것들이지만 그 속에 내재되어 있는 과학적 발견이 우리의 삶을 송두리째 바꾸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컴퓨터와 네트워크의 발달처럼 사람들의 문화와 생활을 바꾸어 놓은 물건들이 있으며 자동차나 비행기처럼 생활 속의 시공간을 바꾸어 놓는 물건들도 있다. 과학은 원자폭탄처럼 세상을 하루아침에 멸망시킬 존재를 탄생시키기도 한다. 그들 속에는 무수한 과학적 발견들이 녹아 있다. 때론 어떠한 과학적 발견이 새로운 사고방식이나 패러다임을 제공하기도 한다. 비록 과학자가 아닐지라도 과학적 발견과 함께 과학과 사회가 만나는 지점에 대해 고민해야 하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하지만 과학자를 꿈꾸는 사람이거나 평소 과학에 많은 흥미를 가지고 과학을 접해왔던 일부 사람들을 제외하고 다수의 사람들은 과학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가지고 있다. 이해하기 힘든 물리 개념, 복잡한 수학 등이 사람들로 하여금 거리를 두게 만들었던 것이다. 우리 교육이 과학에 대한 흥미를 유도하기보다 물리 공식을 외우게 하거나 정해진 실험의 과정을 따라가게 하는 식의 비과학적인(?) 방식을 선호해왔던 탓이 크다.
그런 의미에서 리처드 파인만의 《발견하는 즐거움》은 독자로 하여금 과학에 대한 선입견을 없애고 그 본래 맛을 느끼게 해주기 충분하다. 과학적으로 사고한다는 것이 무엇이며 얼마나 큰 기쁨인지, 과학이 인류의 미래에 얼마나 무한한 가치를 가져다 줄 수 있는지, 과학이 야기하는 사회적 문제에 대한 고민은 어떻게 풀어가야 하는지에 대한 물리학자의 고뇌가 고스란히 담겨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