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 음식에 대한 최초의 역사 기록은 중국 당나라618~907 이조(李肇)라는 이가 쓴 《국사보(國使補)》에서 찾아볼 수 있다. 하남성 사람인 오주라는 인물이 ‘경조윤’이라는 고위직에 임명되어 가족들과 친척, 친구들을 모아 승진 축하 연회를 열려는데, 음식을 준비하기가 어려웠다. 그래서 당시 입판(立瓣)이라 불리는 곳에 300~500명분의 음식을 만들어서 배달해달라고 주문을 넣었다. 오늘날로 치면 케이터링 서비스쯤 되시겠다. 아니, 지금도 300~500명 출장 뷔페는 쉽게 부를 수 있는 게 아닌데, 무려 최초의 배달 음식이 이 정도라니 대륙의 스케일은 역시 남다르다!
중국에서 음식 배달 문화가 본격적으로 성행한 것은 송나라(960~127)때 부터다. 당시는 중국 역사상 가장 풍요로운 시기로, 인구와 재화 생산량이 늘어나며 화폐경제 또한 정착되어 각종 상업과 무역이 발달했다. 전문적으로 음식을 배달하는 배달사업도 그중 하나였는데, 배달 기사들을 한한(閑漢)이라 불렀다. 중국 청명절 도성 내외의 번화한 정경을 묘사한 그림 ‘청명상하도(淸明上河圖)’에 작대기에 음식을 매달아 어깨에 걸고 배달하는 한한의 모습이 묘사되어 있다. 당시에도 식당과 미리 계약을 맺고 일정 시간에 정기적으로 배달 음식을 받는 등 그 모습이 지금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배달 음식 수요가 늘어나자, 요식업자들은 도박장·극장 등 사람이 많이 모이는 장소에 미리 준비한 음식을 펼쳐놓고 현장에서 판매하기도 했다고.
그림_청명상하도의 일부
우리나라에선 언제 처음으로 음식을 배달시켜 먹었을까? 바로 조선 시대 때다. 조선 후기 실학자 황윤기의 일기 《이재난고》를 보면, 과거시험을 본 다음 날 점심으로 일행과 냉면을 배달시켜 먹었다는 내용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