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을 자세히 보기 전에, 우선 스페인의 도시 ‘발렌시아’에 대해 간단히 알아볼까? 발렌시아는 찬란한 여름 날씨로 유명한 지역이야. 어찌나 일조량이 많은지 미국 캘리포니아만큼이나 오렌지가 많이 나는 곳이기도 하지. 또 지중해와 맞닿은 바닷가가 드넓게 펼쳐진 이곳 항구는 유럽에서 다섯 번째로 규모가 크다고 해. 그런데 왜 갑자기 발렌시아 이야기를 하냐고? 오늘 볼 작품의 배경이자 화가의 고향이 바로 스페인의 발렌시아이기 때문이야.
화가 호아킨 소로야는 겨우 두 살 때 부모님을 잃었어. 콜레라 전염병이 유행한 탓이었지. 하지만 이모의 보살핌 덕에 소로야는 건강하게 자라났어. 발렌시아의 뜨거운 햇살과 푸른 바다 또한 어린 그의 마음에 크나큰 위안을 주었고. 성인이 된 소로야는 주로 스페인의 수도인 마드리드에서 생활했지만, 매년 여름이면 발렌시아로 돌아와 어린 시절부터 사랑했던 바다 풍경을 화폭에 옮겨 담았어. ‘해변을 따라 달리기’는 이러한 작품 중 하나야.
화가는 어릴 적 자신의 놀이터였던 바다를 바라보며 그림 속에 동심을 묘사하길 좋아했어. 이 작품에도 바닷가를 따라 해맑게 뛰어노는 아이들이 등장하지. 그림의 오른쪽에는 이미 한바탕 수영한 뒤인지 옷을 벗어 홀가분해 보이는 남자아이가 있어. 그리고 이 소년과 술래잡기를 하는 듯한 여자아이 두 명이 왼편으로 달려가는 참이야.